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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멸인가, 공존인가…두 얼굴의 플라스틱

현대차와 獨비트라 디자인뮤지엄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24-09-03 19:31:45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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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스틱 과거와 현재, 미래 고민
- 내년 5월말까지 부산서 기획전시

이전 생활을 완전히 갈아엎을 만큼 중대한 발명품이었다. 인류에게 극한의 편리함을 안겨주면서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찬사도 얻었다. 가벼움, 편리함을 무기로 일생 생활을 빠르고 깊숙하게 파고들었고, 이내 ‘이것’ 없는 세상은 꿈꿀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역습’이 시작됐다. 도무지 썩지 않으니 산과 들 바다에 까지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고, ‘신이 내린 선물’은 곧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이 되었다. 바로 플라스틱 이야기다.
부산 수영구 현대모터스튜디오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에 전시된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 현대모터스튜디오 제공
플라스틱의 양면성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부산 수영구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내년 5월 25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Plastic:Remaking Our World)’은 플라스틱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직시하며 미래를 고민하는 전시다.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이번 전시를 기획한 독일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미아 호프만 큐레이터는 “폐기물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함에도 포장재부터 생활용품 자동차 건축 통신에 이르기까지 현대 라이프스타일은 플라스틱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플라스틱과 인류 간의 이 같은 양면적 관계를 조명해보고자 한다”며 “150년 동안 논란 가득한 물질이었던 플라스틱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보다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사용과 미래 순환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해결책을 탐구한다”고 설명했다.

의료현장에서 사용된 플라스틱 제품.
전시는 크게 여섯 갈래로 나뉜다. 첫 작품은 몰입형 영상 작품 ‘칼파’. 어두운 방 한가운데 놓인 의자에 앉으면 양쪽 벽면에 영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영상은 지구에 처음 등장한 해양 미생물이 20억 년 후 석유로 변해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이어 플라스틱에 시름하는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며 창조와 파괴, 재창조의 의미를 짚는다.

두번째 섹션부터 플라스틱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은 플라스틱의 과거를 보여주고자 자체 소장품 뿐만 아니라 영국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 등 전세계 박물관에서 천연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유물을 공수했다. 각국에서 모인 유물을 보다 보면 상아 등 뼈는 물론이고 동물의 혈액까지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는 점에 놀라게 된다.

천연 플라스틱으로는 도저히 폭발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인류는 합성 플라스틱 개발에 뛰어든다. 20세기 초 완전히 새로운 합성 소재가 탄생하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플라스틱 천국으로 진입하는데, 전시는 섬유부터 의자 전화기 TV 등을 나열하며 플라스틱으로 인류의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네 번째 섹션부터는 미래로 넘어간다.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의자와 식수대, 플라스틱에서 뽑아 낸 실로 만든 옷 등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의 현재를 가늠하고 가능성을 엿본다 . 의료현장에서 쓰인 합성 플라스틱 제품을 한데 모은 전시에서는 편리함과 환경파괴라는 플라스틱의 양면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전시는 현대자동차에 쓰인 친환경 소재 소개에 이어 실제 플라스틱 폐기물을 새로운 오브제로 탄생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마무리된다. 전시장을 끝까지 둘러보고 나면 그동안 당연하지만 막연했던 ‘플라스틱은 재활용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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