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궁리와 시도] 캔버스는 좁고 갑갑해서…큰 이불 가득 압도하는 방정아의 시선

부산비엔날레서 만난 방정아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24-09-08 18:42:15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현대미술관에 작품 전시 중
- 바닥부터 천장까지 걸쳐진 그림
- “세상 망하는데 보존성이 다 뭐야”
- 여름용 홑이불을 캔버스로 활용

- 사회 부조리·편견을 비판해 온
- 깊고 날카로운 사유 선명한 전시

지난달 17일 시작해 다음 달 20일까지 열리는 2024부산비엔날레 참여 작가는 62개 팀 78명이다. 이 가운데 부산과 이런저런 인연이 있는 이들은 있을 테지만, 부산을 근거지로 활동해 온 ‘찐’ 부산 작가를 꼽으면 방정아 김경화 딱 2명으로 압축된다.
방정아 작가가 지난 6일 부산현대미술관에 전시된 자신의 2024부산비엔날레 출품작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송이 기자
지난 4월 공개된 1차 참여 작가 리스트에서부터 등장했던 방정아(56) 작가를 지난 6일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에서 만났다. 비엔날레 거점 전시관인 현대미술관에는 그의 작품 세 점이 걸려있다. 마침 지난달 독일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는 소식도 전해졌기에 근황이 궁금했다.

그가 이번 비엔날레에 내놓은 작품은 형태 면에서 아주 신선하다. 전시관 천장을 뚫고 올라갈 만큼 큰, 초대형인 데다 3점 중 2점은 삐뚤빼뚤한 천에 그림을 그렸다. 그러고 보니 지난달 독일에서 펼친 개인전 ‘빛나는 핵의 바다’에서 선보인 작품도, 지난해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열었던 개인전 ‘죽는 게 소원인 자들’ 작품 역시 한쪽 벽은 거뜬히 채울 만큼 크고, 형태가 정형화되지 않은 것이었다.

“큰 작업은 2018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시작한 것 같아요. 전시 공간이 컸는데, 그땐 그냥 잘해보고 싶었고 뭔가 임팩트를 주고 싶었어요. 눈에 띄어보자 싶어서 초대형 작품을 해봤는데, 그림 자체가 커지니 효과가 달라지더군요. 더욱 몰입하게 되고, 작업 과정을 공유할 수도 있어요. 작품이 커지니 필치도 다 보이는데 ‘분홍 위에 초록을 덮었네?’ 이런걸 직접 보여줄 수 있는 거죠.”

우연하게 다가왔던 그 도전은 2021년 올해의 작가상 후원작가 선정을 계기로 ‘필연’이 됐다.

“지원금이 넉넉해서 평소 못 해보던 걸 해볼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도 크게 그렸는데, 속이 다 시원하더라고요.”

캔버스라는 정형화된 틀을 벗어 던진 것도 그 즈음부터다. 방 작가는 한복의 천이나 이불, 폐현수막, 커튼을 제멋대로 깁고 이어 캔버스로 쓴다. 비엔날레에 걸린 작품 2점은 게스트하우스에서 공수한 여름용 홑이불에 그렸다. 그는 “캔버스조차도 갑갑했다. 세상이 망해가는데 때깔 나고 보존성 좋고 그런 거 자체가 내게는 의미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색깔이나 무늬가 있는 천 위에 새로운 이미지를 얹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 방 작가는 이에 대해 “생각보다 재밌다”고 했다.

“튀어나온 천이 ‘전개도’ 같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어 그럼 접어봐도 되겠네?’ 싶더라고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면서 작업 자체가 설치 개념의 회화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전, 언제든 변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작품 속에 늘 ‘지금, 여기’ 문제를 녹여 넣었던 그는 지금도 사회 병폐를 작품 속에 담는다. 독일에서는 핵을 주제로 전시를 벌여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수영복 입은 여성의 모습을 한 나한(羅漢)을 등장시키면서 고정관념을 깼다. 이처럼 ‘변화’가 재밌고 즐겁다는 그의 다음 작품은 어디와 맞닿아있을지 궁금했다.

“핵 이슈는 앞으로도 여전히 다룰 주제이고요. 내년엔 불과 물을 주제로 전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복숭아는 겉은 무르지만 씨는 단단하고, 선인장은 겉은 뾰족하지만 안은 말랑합니다. 모든 사물은 반대 속성을 갖고 있는 거죠. 불과 물 역시해석 여지가 많은데 그 주제로 재미난 작업을 해보려 합니다. 그렇다고 전혀 엉뚱한 개념으로 흐르는 건 아니고 지금, 여기라는 현장성에서 시작해 그 개념을 찾아가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인터뷰에 같이 왔던 제이작업실 제이스 실장은 “방 작가 원래 물불 안 가리잖아요”라며 추임새를 넣었다. 그의 새로운 작품이 더욱 기다려진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2. 2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종합)
  3. 3[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4. 4[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5. 5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6. 6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7. 7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8. 8FBI, 바이낸스 가상화폐 8.4조원 털이범으로 북한 지목
  9. 9은행 부실채권 1년만에 1조3000억 늘었다…8년6개월만에 최대
  10. 10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1. 1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2. 2[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3. 3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4. 4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5. 5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6. 6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7. 7“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8. 8“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9. 9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10. 10[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1. 1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종합)
  2. 2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3. 3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4. 4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5. 5은행 부실채권 1년만에 1조3000억 늘었다…8년6개월만에 최대
  6. 6못 말리는 한국 제품 인기…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 눈앞에
  7. 71248회 로또 복권 1등 15명…당첨금 각 19억 3365만 원씩
  8. 8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9. 9삼성 사장단 50여명, 샘 올트먼과 AI 미래전략 논의
  10. 10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1. 1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2. 2[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3. 3[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4. 4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5. 5울산시, 노동안전감독과 신설 등 '2026년 하반기 조직개편안' 입법 예고
  6. 6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7. 7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5천명 넘어…확진자 절반 사망
  8. 8[날씨칼럼] 가을 하늘, 안전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9. 9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10. 10홍대서 ‘마약 사탕’ 신고…경찰 확인 결과 오인신고
  1. 1‘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2. 2“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3. 3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4. 4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5. 5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6. 6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9. 9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10. 10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송현화-Magic Airs
지나-마음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8일 (음 9월 1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