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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 푸바오와 사육사 관계보며 치유받고 성숙해져”

‘안녕, 할부지’ 연출 심형준 감독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9-09 19:33:44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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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으로 떠난 푸바오 이야기 담아
- 바오 가족에 보인 사람들의 애정
- 인류애와 따뜻함 느껴 감동적

“이 영화를 연출하기 전에는 그냥 40대 중반의 삶에 찌든 아저씨였는데, 푸바오와 주키퍼분들을 만나면서 여러 가지로 공부도 됐고 인간적인 발전이 있었다.” 온 국민의 사랑을 받은 푸바오가 스크린에 데뷔한 다큐멘터리 ‘안녕, 할부지’(개봉 4일)를 연출한 심형준 감독의 말이다. 사진가로 시작해 뮤직비디오, 예능, 드라마를 연출했지만 다큐멘터리는 첫 경험인 심 감독은 ‘안녕, 할부지’를 통해 스스로 힐링 받고, 성숙해졌음을 밝혔다.

다큐멘터리 ‘안녕, 할부지’를 연출한 심형준 감독. 에이컴즈·에버랜드리조트 제공
‘안녕, 할부지’는 중국으로 떠나게 된 푸바오와 강철원 송영관 등 주키퍼들의 마지막 3개월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지난해 겨울 ‘안녕, 할부지’ 연출을 제안받은 심 감독은 난감함을 느꼈다. 다큐는 관심이 많았지만 처음이었고, 푸바오도 알았지만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틀 동안 푸바오 관련 유튜브 영상과 ‘동물농장’ 같은 TV 예능을 모두 찾아봤다. 그리고 서서히 푸바오에 스며들었다.

연출을 수락한 심 감독은 스태프들과 함께 에버랜드 판타월드로 향했다. 푸바오의 국내 마지막 3개월을 진정성을 담아 찍고 싶었던 그는 강 주키퍼가 귀찮을 정도로 쫓아다니며 촬영했다. “강 주키퍼님의 걸음이 엄청 빠르다. 뛰어다니다시피 하며 촬영했다.”시행착오도 있었다. “푸바오의 대나무 씹는 소리도 사실적으로 담고 싶어 붐마이크를 들고 갔다가 판다들이 놀란다고 해서 철수했다.”

이후 푸바오를 비롯한 바오 패밀리(엄마 아이바오, 아빠 러바오, 쌍둥이 동생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제작진과 영화 촬영 장비에 친숙해지도록 작은 카메라를 들고 들어갔다. 또 촬영 장비가 관람객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큰 일도 겪었다. 푸바오 반환을 앞두고 강 주키퍼가 모친상을 당한 것이다. “푸바오 반환에 맞춰 중국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부고를 접했다. 바로 장례식장으로 갔다. 연출자로서 이 장면을 촬영해 쓰고 싶었지만 도의가 아니었다. 그런데 에버랜드 측에서 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이니 괜찮겠다고 하고, 강 주키퍼님과 가족분들이 양해해 주셔서 촬영할 수 있었다.” 모친상을 당한 강 주키퍼 모습은 극적으로 연출할 수 있었지만 짧게 그려지고, 이후 상 중임에도 푸바오와 함께 중국으로 향하는 강 주키퍼 모습은 담담하게 표현돼 더 큰 감동을 준다.

더욱 감동이 깊은 장면은 엔딩에 등장한다. 헤어진 지 3개월 만에 강 주키퍼와 푸바오가 재회하는 장면에서다. 중국에 간 강 주키퍼를 첫째 날에는 알아보지 못하고 잠을 자던 푸바오가 둘째 날에는 알아보고 다가왔다. “첫째 날은 2, 3시간을 울타리 밖에 있었는데 푸바오가 안 왔다. 둘째 날에는 관람객 입장 전 아침에 30분 정도 만날 시간이 주어졌는데, 대나무를 먹던 푸바오가 내려와 강 주키퍼에게 오더니 더 가까이 올 수 있는 출구를 찾듯 안타깝게 맴돌더라. 저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카메라 잡은 손이 떨렸다.”

이 장면은 심 감독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고, ‘안녕, 할부지’의 엔딩을 장식한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던 날 제가 본 사람들 모습에는 따뜻함이 있었다. 인류애가 느껴졌고 모든 벽이 허물어진 기분이었다. 그 마음이 모두에게 전달되길 바란다.” 심 감독 말대로 그 온기는 관객에게 그대로 전해졌고, ‘안녕, 할부지’는 개봉 후 이틀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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