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33> 울릉도 담은 ‘울도산해록’

고종이 파견한 검찰사 ‘10일의 기록’…섬 지형·토산물·주민 등 상세히 조사

  • 김소정 국립해양박물관 학술연구팀 학예사
  •  |   입력 : 2024-09-18 18:43:37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웅장한 자연환경, 풍부한 산물로 ‘신비의 섬’이라고 불리는 울릉도. 19세기에도 울릉도는 신비의 섬이었을까? 잘 알려져 있듯 울릉도는 본토와 떨어져 있어 왜구의 침범이 잦은 지역이었으며, 세금 거두기가 어려워 섬을 관리하는 데 여러 어려움을 겪던 지역이었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섬을 비워둔 채 수토관(水土官)을 파견하여 섬을 관리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구의 침범은 계속되었고, 이에 더 이상 울릉도를 빈 섬으로 둘 수 없었던 고종(高宗·1852~1919)은 울릉도 검찰사로 이규원(李奎遠,·1833~1901)을 임명해 울릉도 개척을 위한 조사를 단행했다. 이규원은 울릉도에 백성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불법으로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들에 대한 검찰과 개척 장소 탐색, 울릉도 주변의 부속 섬 조사를 목표로 파견되었다.

‘울도산해록’ 표지.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이규원은 1882년 4월 7일 수도 한양을 떠나 4월 30일 울릉도에 도착해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한다. 약 10일간 섬을 답사하며 보고 듣고 겪은 내용을 일기로 남겼는데, 그것이 바로 ‘울도산해록’이다. ‘울도산해록’에는 이규원이 만난 섬 내부 작업자들에 대한 인적사항과 작업현황, 토산물 등 다수의 정보가 기록되어 있으며, 더불어 울릉도 지형과 개척지에 대한 정보도 담겨 있다.

이규원은 울릉도에서 약 250여 명에 달하는 작업자를 만났으며, 이들과 교류하며 울릉도를 살펴보았다. 그는 10년간 울릉도에서 약초를 캔 전석규로부터 섬의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작업자 정이호의 초막(草幕)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도 하며 또 길을 잃었을 때 작업자 김내언의 도움을 받아 하룻밤 신세를 지기도 했다. 이처럼 이규원은 작업자의 도움을 받아 45종의 토산물과 14곳의 개척지를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섬 주변의 기암괴석, 해식동굴, 석간주혈 같이 특이한 지형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규원의 검찰 이후, 울릉도는 빠른 속도로 개척되기 시작했다. 1883년 7월이 되면, 이미 대황토포·곡포·추봉 등지에 16호 54명이 정착했다는 ‘울릉도 호구조사보고서’가 발간된다. 이는 곧 수토관을 통해 관리하던 울릉도를 정부에서 직접 관리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목되는 점은 이러한 변화가 이규원의 검찰 이후 약 1년 만에 이루어진 성과라는 점과 거주민들의 정착지 대부분이 그가 소개한 곳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정부의 발 빠른 후속조치에 이규원의 울릉도 검찰이 큰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이규원은 한양과 울릉도를 오간 약 2달간의 여정(1882.4.7.~5.27.)을 ‘울도산해록’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울도산해록’에는 이규원이 날마다 빠짐없이 기록한 일기와 고종에게 보고하기 위한 조사보고서(별단), 복명(復命)하는 자리에서 고종과 나눈 대화(입시시연설)가 차례대로 수록되어 있다.

다음 달 국립해양박물관은 ‘울도산해록’의 번역본과 해제를 담은 총서를 발간해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이규원이 바라본 19세기의 울릉도에는 어떤 신비한 모습이 담겨 있는지 확인해 보길 바란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3. 3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4. 4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5. 5[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7. 7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8. 8[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9. 9[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10. 10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3. 3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4. 4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5. 5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3. 3[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4. 4"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5. 5예가람저축은행 해킹 피해로 고객 4만명 정보 유출
  6. 6현대캐피탈도 해킹 피해…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개인정보 유출
  7. 7당국, '해킹사고' 확산에 내일 금융업권 긴급소집
  8. 8“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9. 9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10. 10"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5. 5[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6. 6“바다로 안 돌아갈래”…‘부캉이’ 추가 구조 없이 당분간 움직임 주시
  7. 7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8. 8“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9. 9“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10. 10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1. 1[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2. 2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3. 3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4. 4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5. 5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6. 6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7. 7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8. 8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9. 9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10. 10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