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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 문학촌 설립, 상상력이 無를 현실화한 과정”

국제아카데미 21기 강연- 김종회 소나기마을 촌장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4-10-17 19:43:50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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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순원 문학촌 건립 무모한 도전
- 콘텐츠 손질 거듭 유료입장객 확보

2024년 10월 한국인은 이야기의 힘에 놀라고 홀리고 큰 기쁨을 느꼈다.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한국인 처음으로, 아시아 여성 최초로 탄 덕분이다. 그런 때 국제아카데미 21기 17주차 특강에 나선 김종회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은 ‘인문학은 돈이 될 수 있는가’를 강연 주제로 들고 나타났다. 지금 한국 사람이 궁금해할 마침맞은 주제 가운데 하나였다.

김종회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이 이야기와 상상력의 힘에 관해 특강하고 있다. 김종근 프리랜서
지난 16일 김종회 촌장은 부산롯데호텔 펄룸에서 이야기의 힘, 상상력의 큰 쓸모에 관한 이야기를 국제아카데미 원우들에게 들려줬다. 딴생각 들 틈이 없을 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는 강연이었다.

벡전노장, 산전수전, 강호고수 같은 오래된 표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독특한 노련함·해박함·편안함이 김종회 촌장에게는 있다. 그는 문학평론가이며,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오래 재직했던 학자이다. 현재 사단법인 이병주기념사업회 공동대표,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 한국디지털문인협회 회장이다. 중국 연변대학교 객좌교수이자, 경남정보대 특임교수이기도 하다. 경희대 재직 시절 이름난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면서도 대학 내에서, 예술과 사회의 접점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저는 경남 고성 사람입니다. 부산에는 친지가 많이 살지요. 현재 대문호 나림 이병주 선생을 기리는 이병주기념사업회 공동대표를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과 함께 맡고 있는데요, 나림 이병주 작가는 부산의 국제신문에서 주필과 편집국장을 지낸, 예술사·문화사에서 아주 중요한 분이지요.” 이렇게 운을 뗀 그는 ‘인문학은 돈이 될 수 있는가’ 주제를 펼치기 위해 이날은 경기도 양평군에 있는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으로서 이야기를 주로 들려줬다.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은 현재 한국 100여 개 문학관 가운데 유료 입장객 숫자가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힙니다.” 큰 작가 황순원의 단편 ‘소나기’가 숱한 독자의 가슴을 흠뻑 적신 영원한 명작임을 떠올려 보면, ‘처음부터 그랬겠지’ ‘문학관 건립도 쉽게 술술 풀렸겠거니’ 하고 생각하기 쉽다. ‘김 촌장’의 설명을 들으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예술가와 문학자 몇몇이 맨땅에서 시작한 무모한 도전, 무한 도전에 가까웠다. 김 촌장은 경희대 국문학과를 다니던 시절, 황순원 작가에게서 소설을 배웠고 조병화 시인에게서 시를 배웠다고 했다.

“2000년 황순원 작가께서 돌아가시고 기념사업을 어떻게 할지 막막했던 세월이 있었습니다. 2002년 서울 인사동에서 송년회가 열렸는데 그때 어떤 분이 이렇게 묻는 겁니다. 양평이 황순원 선생의 ‘소나기’ 배경인 걸 아십니까? 저는 기억이 안 나더군요. 집에 가서 살피니 ‘소나기’ 끝 대목에 ‘내일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 간다는 것이었다’고 나와요.” 이때부터 일은 시작됐다. 그 시작은 실상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고생길로 들어서는 들머리였다.

그가 먼저 학자·교수들과 모여 문학관 내용과 강조점을 어떻게 구성할지 연구하고, 양평군과 경희대를 오가며 조율·조정·설득하고, 끝내 국비까지 받은 끝에 125억 원을 들여 2009년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을 여는 과정은 인상 깊었다. 그 뒤 끝없이 콘텐츠를 손질하며 가장 많은 유료 입장객을 확보한 문학관으로 올라섰다.

“열차가 서는 역의 벽면을 열 수 있나요? 못 엽니다. 그런데 상상력으로는 가능하죠. 그렇게 벽을 열고 새 세상을 창조한 게 ‘해리 포터’입니다. 가난했던 청년 월트 디즈니가 교회 창고에서 굶주리며 살 때 친해진 생쥐에게서 영감을 받아 미키 마우스를 창조했고 이를 바탕으로 디즈니랜드가 현실이 됐죠.” 이야기와 인문을 바탕으로 상상이 현실이 되고 급기야 돈이 되는 숱한 사례는 네버 엔딩 스토리처럼, 끝이 안 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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