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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리와 시도] 대안영화 가능성 찾는 부부 ‘행복한 동행’

주목받는 한국영화 기대주 ② 박송열 감독 & 원향라 배우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4-10-22 19:18:21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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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BIFF 상영된 세 번째 작품
- ‘키케가 홈런을 칠 거야’ 함께 출연
- 서민들 삶 생생한 연출·연기 감동
- “다양한 영화 볼 기회 늘어났으면”

“이렇게나 이상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부산국제영화제(BIFF) 정한석 프로그래머가 쓴 제29회 BIFF 상영작 ‘키케가 홈런을 칠 거야’ 프로그램 노트 중.
영화 ‘키케가 홈런을 칠 거야’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초청된 박송열(왼쪽) 감독과 원향라 배우. 영화가 맺어준 부부이기도 하다. 김정록 기자
영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2021)로 BIFF와 베를린영화제 등에 진출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박송열 감독과 원향라 배우가 세 번째 장편이자 신작 ‘키케가 홈런을 칠 거야’(2024)로 제29회 BIFF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됐다. ‘키케가 홈런을 칠 거야’는 화제작으로 떠올랐고, 감독과 배우의 행보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박송열 감독, 원향라 배우를 만나 이야기한 이 인터뷰는 영화제 기간 이뤄졌다.

영화에는 새집에 이사오며 새 출발을 꿈꾸지만 현실 문제에 부닥쳐 삶이 고달픈 부부가 등장한다. 전작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에서 실직한 하루살이 부부의 ‘짠내’ 나는 일상이 이어진 느낌을 준다. 첫 장편인 ‘가끔 구름’(2018)에서 이어지는 ‘부부 3부작’. 전작들에 이어 박 감독과 원 배우가 부부로 출연한다. 둘은 실제로 영화가 맺어준 부부이기도 하다.

영화는 정한석 프로그래머 표현대로 ’외롭고 두렵다가, 고달프고 슬펐다가, 음산하고 섬뜩했다가, 웃겨서 눈물이 난다’. 동업하기로 한 선배가 “너도 이제 사장님이야”라고 하자 환하게 웃던 영태(박송열)지만 미소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약속은 깨져버리고, 이 복잡한 감정은 스크린을 질주한다. 소소한 행복마저 쉽게 허락되지 않는 소시민의 삶! 영태는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떠나고, 혼자 남은 미주(원향라)도 임시직을 전전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박 감독은 “전작에 등장한 부부의 다음 이야기를 상상했다. 소시민이라면 부동산이 대박 나서 벼락부자가 되지 않는 한 살림에 큰 변화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새출발을 꿈꿨지만 실패하면 어떻게 될까를 얘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박 감독 영화의 묘미는 지독할 정도로 현실적인 디테일과 그로 인한 뜻밖의 웃음에 있다. 살림을 그대로 들고 온 덕분에 번듯한 새집에서 낡은 이불을 덮고 자고, 밖에서 고생하고 돌아와 거실 바닥에서 밥상도 없이 밥을 먹는 모습 등이다. “(건)조기는 잘 도착했어?” “(에)어컨이는 잘 받았어?” 주변에서 선물로 사준 고가 제품은 당장 부부의 삶을 따뜻하게 해주지 못한다. ‘300만 원이 없어서’ ‘3만 원이 없어서’ 부부의 삶은 점점 초라해진다. 관객은 리얼한 연기에 되레 ‘웃픈’ 감정을 느낀다.

‘키케가 홈런을 칠 거야’의 한 장면. BIFF 제공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가족이 힘을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실제 박 감독과 원 배우의 가족이 출연한다. 원 배우는 “(박 감독의) 디렉팅을 듣고 연기로 답을 찾아가는 식이다. 가족은 이제 출연하지 않으면 서운해할 정도”라고 웃었다.

박 감독은 이 작품을 놓고 ‘독립영화’로 제한하기보다는 ‘대안영화’로서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즐거움·재미와 함께 대안영화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과 접근을 강조한다. 그는 “작품을 보고 나서 의아함을 느끼는 것 자체도 영화의 매력이다. 관객 반응도 작품의 한 부분이 돼 한 편의 영화가 비로소 완성된다”며 “영화제가 아니면 대안영화를 만날 곳이 적다. 많은 관객이 새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도록 상영 기회가 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다음 작품은 ‘말썽 피우는 아들을 둔 엄마의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박 감독은 “다음 작품이 될지 더 이후 작업이 될지는 모른다”면서도 “영화의 한 장면이 될 법한 재밌는 일상의 순간들을 기억해 뒀다가 조각 퍼즐처럼 맞춰본다”며 “여건이 마련된다면 둘(원 배우)이서 함께 찍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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