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궁리와 시도] 시간여행 ‘환상’을 매개로 냉정한 현실 다뤄…“작은 감정이라도 느끼게 하는 영화이길”

주목받는 한국영화 기대주 ③ ‘파동’ 이한주 감독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4-10-27 19:20:45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시작은 언제나 떨린다. 첫 장편영화 ‘파동’으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초청된 이한주 감독은 모든 순간이 “얼떨떨하다”고 했다. 부산 출생으로 BIFF를 찾는 소감 또한 남달랐다.
영화 ‘파동’을 만든 이한주 감독.
“개인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하고, 후회가 성장을 만들어준다는 걸 영화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지난달 제29회 BIFF 기간 이 감독을 만난 날은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11월 28일~12월 6일) 주요 초청작이 공개된 직후였다. ‘파동’은 ‘새로운 선택 장편’ 부문에 초청된 여덟 작품 중 하나였다. 서울독립영화제 김영우 프로그래머 등은 ‘파동’을 놓고 “끝내 완벽하게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세계를 지켜보는 일은 서글프고, 환영 같은 두 세계가 어스름하게 서로를 느낄 때 도리어 그곳에 강력한 뭔가가 있음을 감지하는 일은 신묘하다”며 초청 이유를 밝혔다.

영화 ‘파동’ 한 장면.
철도 기관사로 일하는 문영과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상우가 시차를 두고 같은 곳을 방문하면서 ‘이상하고 기묘한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문영은 기관사로서 목격하게 되는 사고사와 후유증을 견디기 힘들어하고, 사람들 간 관계도 서먹하다. 어느 날 친구에게서 연락받고 그동안 잊으려 노력했던 고향을 찾는다. 상우는 고향으로 떠난 문영의 흔적을 찾아 그녀가 다닌 곳을 뒤따라 돌아다닌다.

‘기억과 환상의 이중주’는 이 영화의 큰 묘미다. 관객은 주인공들이 같은 장소를 여행하지만 서로 다른 시간대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영화의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다.

감독은 갖은 어려움 속에서 ‘영화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에 이 작품을 통해 확신을 얻었다고 한다. “외출도 작업도 피하고 만남을 멀리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청년 고독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죠. 나와 같은 세대의 친구들이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고, 당시 무기력에 잠식된 제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했어요.”

‘파동’의 주연 박가영 배우와 이 감독의 동생 등이 어둠에 갇혀 있던 그를 양지로 밀어줬다.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지원작 공모에 응해보자고 한 것이다. 단편 ‘아침이 밝아올 때’가 공모전에 당선됐고, 그는 처음으로 예산을 받아 영화를 촬영했다. 영화 열정이 되살아났다. 그는 앞서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단편 부탁’(2017)과 ‘Making In Busan’(2020) 등을 연출했다. 이번이 첫 장편 연출작이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극단적 선택에 내몰린 청년들의 심리에 주목하고, ‘주변 사람이 조금 더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들었다면 어땠을까’를 상상했다. 남겨진 사람은 상처받고 또 분노하지만, 결국 후회하고 이를 통해 한 뼘 더 성장한다는 것이다.

어려움도 많았다. 최소한의 스태프와 제작비로 촬영해야 했다. 좀 더 대중적인 이야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BIFF 때 다양한 피드백을 들었다. “여러 관객과 박인호 평론가 등이 진심 어린 피드백을 해줘 신인 감독으로서 패기를 되새길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거대 담론을 다루거나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아도, 영화가 누군가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기억에 남는 이미지가 있다면, 그 이미지는 영화의 서사로 남아 또 다른 의미를 줄 수 있으니까요.”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3. 3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4. 4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5. 5“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8. 8[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9. 9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0. 10[사설] 북항 돔 아레나 유치전, 사업 타당성이 성패 가른다
  1. 1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2. 2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3. 3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4. 4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5. 5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6. 6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7. 7"농지조사 송 장관이 제안" 이 대통령에 野 "불리해지니 장관 탓"
  8. 8김정호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 동행명령장 거부시 고발조치"
  9. 9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10. 10김지용 중수청장, 또다시 국무회의 참석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4. 4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5. 5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6. 6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7. 7“임기내 부산 1호 유니콘기업, 기업공개 2건 목표”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27일
  9. 9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10. 10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무상교체 방침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8. 8“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9. 9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0. 10[한 손 뉴스] 변호사 업무 재개한 홍준표, 대선 경선 관계자 변호 맡아(종합)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3. 3‘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4. 4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5. 5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6. 6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7. 7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8. 8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9. 9[뭐라노] 데이터 기반 똑똑한 야구·수비강화…롯데의 ‘새판 짜기’
  10. 10[뭐라노] 아직도 '그들만의 체전'?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송현화-Magic Airs
지나-마음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8일 (음 9월 1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7일 (음 9월 1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