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에 있는
- 전 세계 폐기물 수입·재활용장
- 어느날 나타난 그림쟁이 아저씨
-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더니…
아그보그볼로 ‘시(市)’인가? 아니면 ‘아그보그볼로시’ 자체가 도시 이름인가? 전혀 모르겠다. 우선 ‘아그보그볼로’라는 이름을 가진 시(市)가 아닐까 생각하고 인터넷에서 ‘아그보그볼로’만 넣고 검색해보니, 아무것도 안 뜬다. 아그보그볼로시(Agbogbloshi)가 정식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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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작가 나가사카 마고가 그린 아그보그볼로시 모습. 아이들이 그림을 그린다. 라임 제공 |
네이버 AI 검색 도구 큐(Cue:)의 답변은 이렇다. “아그보그볼로시는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 위치한 전자 쓰레기 재활용 처리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장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구촌 빈곤 공공 인식 프로젝트 블로그 GP Korea의 표현과 설명은 이렇다. “지구상에서 가장 유독한 쓰레기 재활용 처리장” “그 부근에 사는 25만 명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고 환경적으로도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 뒤에 나오는 말이 안타깝다. “하지만 아그보그볼로시 지역은 약 4만 명에게 보수를 제공하면서 고용의 중심지로 기능합니다.”
그림책 ‘도화지 한 장의 기적’ 맨 끝에 실린 정보는 한 발짝 더 나간다. “미국이나 중국 독일 스위스 등 선진국에서 유해 폐기물을 합법 또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아그보그볼로시에 수출하는 바람에 흙과 소변, 혈액, 심지어 모유에서도 오염물질이 발견되고 있다고 해요.”
일본 그림 작가 나가사카 마고가 그리고 쓴 그림책 ‘도화지 한 장의 기적’은 바로 아그보그볼로시에서 펼쳐진다. 나가사카 마고는 작가의 말에 이렇게 썼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마을은 지어낸 것이 아니랍니다. 제가 직접 전자 쓰레기 마을로 유명한 가나의 아그보그볼로시에 가서 아이들에게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쳐 준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거예요.”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친 일은 조금씩 조금씩 갈래를 펼치며 이 마을에 멋진 성과를 가져다준다. 이 그림책은 아주 다정하고도 간결하게 그 사연을 풀어낸다.
이 글에서는 그 ‘멋진 성과’가 무엇인지는 일단 가려두겠다. 그렇다 해도, 이 그림책에 담긴 이야기 얼개를 조금 맛보는 것만으로도 독자는 어떤 좋은 일이 꼬리를 물고 펼쳐졌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아주 가난해서 선진국에서 들여온 독한 전자 쓰레기(휴대전화 가전제품 기계 건전지 등에서 나온 폐기물 또는 폐전자제품)를 쌓아가며 살 수밖에 없는 아그보그볼로시에 사는 아이들은 아빠가 하는 (전자 쓰레기를 다루는) 일을 하루 동안 도우면 용돈을 받을 수 있다. 그 액수는 1세디, 우리 돈으로 약 100원이다. 1세디가 소중해서 아이들은 날마다 열심히 일한다. 1세디로 엄청 크고 맛있는 사탕을 한 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그림쟁이 아저씨”가 나타난다. 아저씨는 아이들에게 묻는다. “혹시 화가가 되고 싶은 아이가 있니?” 아이 셋이 손을 번쩍 든다. 그런데 장벽이 있다. 공짜가 아니다. 도화지를 1세디에 사는 아이에게만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쳐준다. 아이 한 명은 포기한다. 맛난 사탕을 포기할 수 없다. 다른 두 아이는 도화지를 산다. “마음을 담아” 열심히 그림을 여러 장 그리는데 지나가던 학교 선생님이 말한다.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구나. 한 장에 10세디를 줄 테니, 그 그림을 팔겠니?”
도화지를 더 구할 수 있게 된 아이는 마음을 온통 담아 더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무려 100세디를 벌기도 한다. 그림은 더 널리 알려지고 마침내 전시까지 할 수 있게 되는데. 그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