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유독성 쓰레기로 오염된 마을에 일어난 기적

도화지 한 장의 기적- 나가사카 마고 글·그림/양병현 옮김/라임·1만4000원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4-11-07 18:17:28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에 있는
- 전 세계 폐기물 수입·재활용장
- 어느날 나타난 그림쟁이 아저씨
-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더니…

아그보그볼로 ‘시(市)’인가? 아니면 ‘아그보그볼로시’ 자체가 도시 이름인가? 전혀 모르겠다. 우선 ‘아그보그볼로’라는 이름을 가진 시(市)가 아닐까 생각하고 인터넷에서 ‘아그보그볼로’만 넣고 검색해보니, 아무것도 안 뜬다. 아그보그볼로시(Agbogbloshi)가 정식 이름이다.
그림 작가 나가사카 마고가 그린 아그보그볼로시 모습. 아이들이 그림을 그린다. 라임 제공
네이버 AI 검색 도구 큐(Cue:)의 답변은 이렇다. “아그보그볼로시는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 위치한 전자 쓰레기 재활용 처리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장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구촌 빈곤 공공 인식 프로젝트 블로그 GP Korea의 표현과 설명은 이렇다. “지구상에서 가장 유독한 쓰레기 재활용 처리장” “그 부근에 사는 25만 명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고 환경적으로도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 뒤에 나오는 말이 안타깝다. “하지만 아그보그볼로시 지역은 약 4만 명에게 보수를 제공하면서 고용의 중심지로 기능합니다.”

그림책 ‘도화지 한 장의 기적’ 맨 끝에 실린 정보는 한 발짝 더 나간다. “미국이나 중국 독일 스위스 등 선진국에서 유해 폐기물을 합법 또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아그보그볼로시에 수출하는 바람에 흙과 소변, 혈액, 심지어 모유에서도 오염물질이 발견되고 있다고 해요.”

일본 그림 작가 나가사카 마고가 그리고 쓴 그림책 ‘도화지 한 장의 기적’은 바로 아그보그볼로시에서 펼쳐진다. 나가사카 마고는 작가의 말에 이렇게 썼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마을은 지어낸 것이 아니랍니다. 제가 직접 전자 쓰레기 마을로 유명한 가나의 아그보그볼로시에 가서 아이들에게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쳐 준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거예요.”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친 일은 조금씩 조금씩 갈래를 펼치며 이 마을에 멋진 성과를 가져다준다. 이 그림책은 아주 다정하고도 간결하게 그 사연을 풀어낸다.

이 글에서는 그 ‘멋진 성과’가 무엇인지는 일단 가려두겠다. 그렇다 해도, 이 그림책에 담긴 이야기 얼개를 조금 맛보는 것만으로도 독자는 어떤 좋은 일이 꼬리를 물고 펼쳐졌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아주 가난해서 선진국에서 들여온 독한 전자 쓰레기(휴대전화 가전제품 기계 건전지 등에서 나온 폐기물 또는 폐전자제품)를 쌓아가며 살 수밖에 없는 아그보그볼로시에 사는 아이들은 아빠가 하는 (전자 쓰레기를 다루는) 일을 하루 동안 도우면 용돈을 받을 수 있다. 그 액수는 1세디, 우리 돈으로 약 100원이다. 1세디가 소중해서 아이들은 날마다 열심히 일한다. 1세디로 엄청 크고 맛있는 사탕을 한 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그림쟁이 아저씨”가 나타난다. 아저씨는 아이들에게 묻는다. “혹시 화가가 되고 싶은 아이가 있니?” 아이 셋이 손을 번쩍 든다. 그런데 장벽이 있다. 공짜가 아니다. 도화지를 1세디에 사는 아이에게만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쳐준다. 아이 한 명은 포기한다. 맛난 사탕을 포기할 수 없다. 다른 두 아이는 도화지를 산다. “마음을 담아” 열심히 그림을 여러 장 그리는데 지나가던 학교 선생님이 말한다.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구나. 한 장에 10세디를 줄 테니, 그 그림을 팔겠니?”

도화지를 더 구할 수 있게 된 아이는 마음을 온통 담아 더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무려 100세디를 벌기도 한다. 그림은 더 널리 알려지고 마침내 전시까지 할 수 있게 되는데. 그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8. 8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9. 9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10. 10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3. 3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4. 4[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5. 5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6. 6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7. 7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8. 8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9. 9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3. 3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6. 6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7. 7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8. 8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9. 9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10. 10"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6. 6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7. 7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10. 10“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9. 9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