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한 어느 날 어쭙잖은 얼룩진 말
칼칼한 바람 타고 바지랑대 햇살 달고
풀 먹인 옥양목 되어 접힌 시간 활짝 편다
마음에 얼룩이 지면 떠다니는 구름마저 가슴을 휘젓는다. 거미줄에도 걸리지 않는 불면이 이어진다. 모든 날은 어느 날에 머물고 모든 말은 그날에 멈춰 선다.
삭이지 못한 말은 거대한 산을 넘어 불면의 협곡을 만든다. 소통의 오류는 새가슴이 된 내게 화살로 돌아온다. 봄바람도 닿지 못하는 응어리진 돌무더기에, 시인의 마음은 따뜻한 위로가 되어 날아오른다.
살면서 서로 부대끼며 삐걱대는 마음이 하루뿐이겠는가? 불면의 거대한 바위를 움직이는 힘은 햇살같이 따스한 말 한마디에 있다. 가을바람과 박자를 맞추며 내 곁에 걸어온 시인의 마음을 오롯이 느낀다.
너덜너덜 얼룩진 마음의 빨랫감을 한 움큼 집어 든다. 내 곁에 다가선 시인의 마음이 벼 이삭을 어루만지는 산들바람이 되어 마음을 다독인다. 시인의 마음은 한참 기울어진 어긋난 생각에 추를 단다. 내 마음대로 판단하고 기울이던 이기적인 추의 눈금을 열린 마음의 언저리에 놓는다. 한참 기울어진 생각이 중심을 잡고 무게 추를 맞춘다. 흰 옥양목 같은 빛이 찾아드는 늦가을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