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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해양박물관이 소장한 ‘조선통신사 행렬도’. 조선통신사로 많은 사람이 파견됐던 만큼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됐다.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
조선통신사의 총책임자 정사를 중심으로 부사 및 종사관을 통칭하는 ‘삼사’, 통역 및 외교 역할을 하는 ‘역관’, 글을 주고받으며 문화교류에 힘쓴 ‘제술관’, 말 위에서 기예를 선보이는 ‘마상재인’, 이 외에도 ‘화원’ ‘소동’ ‘악공’ ‘군관’ ‘의원’ 등도 있었다. 이러한 조선통신사 직업군을 현재와 미래의 시각으로 연결해서 만나본다면 어떨까.
조선통신사의 제술관은 글을 짓는 임무를 가지고 파견되었으며, 학식과 문장이 뛰어난 사람을 선발했다. 일본 사람들과 글로 대화하는 ‘필담창화(筆談唱和)’를 맡아 양국 문화교류의 중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국립해양박물관 유물인 ‘조선통신사 수창시’는 조선의 제술관과 일본 유학자 사이에 주고받은 시문을 모아놓은 기록물이다. 바다를 건너 만난 두 나라의 문인들이 서로에게 느낀 관심과 열정이 잘 녹아있으며, 지금의 대화창이 연상되기도 한다. 인공지능 산업의 발전으로 AI를 활용해 정보를 찾는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든다면, 미래의 ‘필담창화’에는 창의적 발문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 역관은 통번역을 담당하는 직업으로, 최고 책임 통역관인 당상역관을 비롯해 초·중급 역관까지 동행했다. 조선의 역관은 어학 교육기관인 사역원에서 매우 어렵고 고된 과정을 거쳐 양성되었다고 한다.
이제 실시간 통번역 기능이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오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전문 통번역사들이 수행할 수 있는 미묘한 말의 맛을 살리기는 어렵다고도 하니, 미래의 직업적 모습이 어떻게 발전하고 달라질지 궁금해진다.
이 외에도 ‘연향래조기’를 살펴보면 마상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말 위에서 다양한 무예를 펼치는 마상재는 일본인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누려 그 공연이 펼쳐질 때면 인파에 막혀 지나다닐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꾸준히 실력을 갈고닦아 세계에서 이름을 떨치는 우리나라의 한류 스타들을 보면서 지금 느끼는 감동을 그 당시 사람들도 비슷하게 느꼈던 것 같다. 이 외에도 조선통신사의 수많은 직업은 현재에도 다양한 직업으로 연결, 변주되며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국립해양박물관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선통신사 직업의 역사를 현재와 미래에 적용하고, 본인의 흥미와 적성을 고민할 수 있도록 ‘조선통신사 출근길’이라는 진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에 와서 유물도 감상하고 진로도 고민해 보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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