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달 간 43편 몰려 뜨거운 반응
- “발굴 넘어 무대올리는 데 의의”
“이번 공모전을 통해 그동안 조명 받지 못한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국내외 관객들에게 선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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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 위치한 소극장 어댑터씨어터의 공연 모습. 어댑터씨어터는 민간 극장으로는 처음으로 ‘제1회 어댑터씨어터 대본 공모전’을 열고 우수 대본 발굴에 나섰다. 어댑터씨어터 제공 |
부산 수영구 광안리에 위치한 소극장 ‘어댑터씨어터’ 심문섭(사진) 대표가 최근 야심 차게 기획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바로 ‘제1회 어댑터씨어터 대본 공모전’을 진행한 것. 연극 관련 단체가 아닌 민간 소극장에서 대본 공모전을 진행한 것은 부산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부산에서는 ‘부산연극협회 창착희곡 공모전’과 ‘김문홍 희곡상’ 등이 개최된 바 있으나 주최가 민간 극장인 사례는 없었다. 공연을 올리는 공간인 ‘극장’이 주체가 됐다는 점에서 발굴된 대본이 실제 무대 상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어댑터씨어터의 대본 공모전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공모 대상은 60분 이상 공연 가능한 순수창작 장막 연극 및 뮤지컬을 대상으로 한 대본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한 달여간 접수한 결과 43편이나 몰렸다.
특히 이번 공모전은 이전에 공개된 적이 있는 작품이라도 공연 횟수가 5회 미만일 경우에는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신진 작가부터 기성 작가까지 다양한 세대 연극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공연까지 이어지지 못했던 대본들을 다시 한번 조명하기 위해서였다.
상금 역시 적지 않은 500만 원을 내걸었다. 어댑터씨어터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창작주체’ 지원을 받아 올해부터 3년간 진행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했다. 공모전의 문호를 넓히고, 보상도 확실하게 해주기에 큰 관심을 끌 수 있었던 터. 최종 선정작은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어댑터씨어터가 이번 공모전을 기획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심 대표는 “지역 극작가의 활동을 지원하고 민간 극장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그는 “대부분의 공모전은 한 번이라도 공개된 작품은 출품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좋은 작품이 공연으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대본으로만 남아 잊히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모전은 단순한 대본 발굴을 넘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데 중점을 둔다. 상연 횟수가 5회 미만인 공연은 완성된 연극이 아닌 개발 과정에 놓여 있다고 보고 접수받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심사를 거쳐 최종 당선된 작품은 상금 500만 원과 공연 개발 과정을 지원받게 된다. 영문 번역과 해외 공모 지원도 제공한다. 작품이 국내 상연에 그치지 않고 국제 무대로 진출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 과정에는 영국을 비롯한 국내외 연극 전문가가 ‘드라마터그(Dramaturg)’로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다. 드라마터그란 작품 개발 전 과정에 걸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조언하는 연극 전문가를 가리킨다.
내년 한 해 동안 공연 개발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완성된 공연은 2026년 어댑터씨어터 무대에 올라 국내 관객과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심 대표는 “공연화 개발 과정이 ‘어댑터씨어터 대본 공모’의 핵심 가치”라며 “작가와 함께 작품을 다듬고 보완해 국내외 무대에서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부의 지원 사업이 끝나더라도 극장 자체 예산을 마련해 공모전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것이 심 대표의 구상이다. 그는 “좋은 작품을 개발해 공연하고 그에 따른 수익을 창출하는 식의 시스템이 굳혀지면 3년 이내에 충분히 자생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외 연극 무대를 연결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