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주의 신보 ‘You Are Too Beautiful’은 앨범 타이틀처럼 ‘투 뷰뤼풀’ 한 앨범이다. 근래 드문 편안하고 뷰뤼풀한 감성의 스탠다드 재즈 발라드에 푹 젖어있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사실 하나가 문득 떠올랐다. 그래. 인생은 재즈지. 재즈는 인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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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경주의 앨범 ‘You Are Too Beautiful’. 방호정 작가 제공 |
탁경주의 연주를 처음 접한 건 편애하는 가수 김일두의 공연이었다. 김일두와 재즈가 과연 잘 어울리려나? 궁금했다. 그날 탁경주의 기타는 김일두 노래 고유의 색채를 침범하지 않으려는 듯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다채로운 표정들을 끊임없이 덧입혔다. 범상치 않은 연주에 놀라 알고 보니, 일찍이 뉴욕에서 세계적인 거장들과 작업했으며 이번 앨범이 무려 다섯 번째 정규앨범이다. 작년 6월엔 김일두와 함께 ‘김 앤 탁’이란 싱글도 발표했다. 동안의 외모에 동의대 교수라는 사실도 놀라웠으나, 부산 재즈의 후학들을 열심히 양성하고 있다는 건 부산 재즈의 미래를 위해 참 다행스런 일이다. 이런 재즈 기타리스트가 부산에 살고 있었다니, 그동안 한국 재즈에 너무 무심했음을 새삼 반성했다.
‘You Are Too Beautiful’에 담긴 모든 곡은 재즈의 즉흥성을 지키기 위해 녹음 전 연주자들과 어떤 상의도 없이 한두 테이크 만으로 녹음을 마쳤다. 한국 최고의 리듬섹션이라 할 수 있는 신동하(베이스·웅산밴드)와 임주찬(드럼·이적밴드)이 함께여서 가능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유려한 즉흥 연주의 향연을 만끽하면서도 한 음 한 음 더할 나위 없이 따듯한 편안함을 제공한다. 2025년의 한국 재즈를 묻는다면 말없이 이 앨범을 건네주면 되겠다.
새해 첫 달부터 탁경주는 바쁘게 활동을 이어간다. 이달 중순 발표되는 ‘김일두 더 바인홀 라이브’앨범을 통해 김일두와의 아름다운 시너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달 말에는 역시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 김오키와 함께 일본 투어를 떠날 예정이다. 3월에 발표 예정인 김오키의 신보에도 참여했다. 역시 우발적으로 합주하다 10분 만에 작곡한 곡도 담긴다고 한다.
탁경주의 연주는 도통 재즈에 관심이 없거나 심지어 싫어하는 이들에게도 강력 추천하고 싶다. 만약 저항한다면 옛 성현들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지혜의 말씀을 전하겠다. “잘하는 집을 안 가봐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