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비인간적 일상 두고 볼 순 없죠”

어댑터씨어터 공모당선 ‘무저갱’ 공동대본 쓴 부부 신호권·박은우

  •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   입력 : 2025-01-14 19:04:26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더 나은 세상 위한 희망됐으면…”

“비인간적인 일이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는 현대사회를 보며 무저갱(바닥없는 구덩이)을 떠올렸어요.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목소리를 내고 싶어 글을 쓰게 됐죠.”

제1회 어댑터씨어터 대본 공모전 당선작 ‘무저갱’을 공동 집필한 신호권(왼쪽), 박은우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진다. 건물 안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 잔해에 깔린다. 건물 더미에 파묻힌 상황에서도 이들은 ‘기업은 신뢰가 최우선’이라며 119가 아닌 바이어에게 전화를 건다. 결국 한 동료가 목숨을 잃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시신을 옆에 두고 산재를 걱정하기 시작한다.

‘무저갱’은 재난으로 고립된 직장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간성을 잃은 현대사회의 단면을 포착한 블랙코미디 장르의 희곡이다. 부산의 소극장 어댑터씨어터(수영구 광안동)가 주최한 ‘제1회 어댑터씨어터 대본 공모전’(국제신문 지난달 13일 자 13면 보도) 당선작이다. 부산의 민간 소극장이 대본 공모전을 주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총 43편의 작품이 접수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작품은 근래 찾아보기 드문 공동 창작극이다. 대본을 쓴 신호권(37) 박은우(32) 작가는 부부 사이로, 극단에 소속되지 않은 아마추어 극작가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인 신 씨는 지금껏 5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 경험이 있고, 가정주부인 박 씨는 본인의 첫 희곡이다. 두 작가가 집필한 ‘무저갱’은 내년 어댑터씨어터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아이디어는 박 씨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직장에서 퇴사한 뒤 그간 사회생활을 하며 느낀 생각들을 원고지 80장짜리 단막극에 녹여냈다. 박 씨는 “작품의 첫 장면은 재난안전문자를 확인하고도 일에 쫓겨 회사로 향하는 직장인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사람보다 돈이 앞선 말도 안 되는 상황인데, 이런 일에 무뎌진 한국사회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후 아내의 글을 읽게 된 신 씨가 대본을 장막극으로 다듬었다. 덕분에 극의 1부는 아내가, 2부는 남편이 쓴 독특한 형태를 갖추게 됐다. 신 씨는 “처음 아내의 글을 읽었을 때만 하더라도 일상에 만족하고 있던 시기였으나 최근 일어난 비인간적인 일들을 지켜보기도 하고, 직장에서 힘든 일을 겪기도 하면서 저 역시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부조리한 사회 모습을 꼬집고 싶다는 생각에 아내의 글을 이어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작품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박 씨는 “평소 혼자 글을 쓰고 남겨두는 것에 만족하는 편이었는데 이번 작품을 쓰며 활동을 이어가고 싶은 욕심이 생겨 계속 글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 씨 역시 “돈이나 직장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꿈을 포기하고 무너지는 학생을 많이 보며 교사로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 작품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위로의 목소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8. 8“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9. 9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10. 10“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 1[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2. 2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3. 3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4. 4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5. 5‘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6. 6민주·혁신 합당론 재부상…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7. 7국회 최다선 국힘 조경태 의원, 국제신문 회생 노력 지지하고 지광 스님에게 회생 동의 촉구
  8. 8李대통령 “경제 뚜렷한 회복세…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9. 9北 해커, 비트코인만 1만8270개(약 1조8701억원 ) 훔쳤다
  10. 10“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6. 6[뭐라노] 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
  7. 75월에 놓친 근로·자녀장려금, 다음 달 1일까지 신청 가능
  8. 8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9. 9에어부산, 부산~광저우 신규 취항 특가… 편도 14만9900원부터
  10. 10에어부산, 부산~광저우 신규 취항 특가… 편도 14만9900원부터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6. 6“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7. 7광주 ‘통합’·부산 ‘연합’…영호남 시민단체, 초광역 상생 대안 모색
  8. 8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9. 9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10. 10[속보] 철원 육군 전방부대서 20대 하사 숨진 채 발견
  1. 1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