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풍 그림책에 펼쳐진 곤충세상
우리 곁에 곤충-세밀화가 권혁도의 초충도- 권혁도 그림 /김종현 글 /보리 /2만5000원
작은 풀숲에는 귀뚜라미와 여치 방울벌레가 숨어 울고, 나무줄기에는 왕오색나비 장수풍뎅이가 모여들고, 물속에는 물방개 장구애비들이 헤엄치고, 물가에서는 잠자리가 날아다니고…. 넉넉한 자연의 품에서 살아가는 곤충의 세계를 세밀화로 펼쳐 보이는 책. 펼쳐 보인다는 말은 사실이다. 4.32m 종이 위에 240여 종의 생명체를 담아 아름다운 풍경과 곤충 세계를 앞뒤로 펼쳐 보는 병풍 그림책이다. 도시 울타리 안에서 살고 있는 자녀와 함께 ‘숨은그림찾기’처럼 곤충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 서울과 코펜하겐의 주거 차이
관계도시- 박희찬 지음 /돌베개 /2만5000원
덴마크를 기반으로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20여 년째 활동하는 건축가 박희찬의 코펜하겐 도시 건축 기행. 저자는 한국과 덴마크를 1년에도 몇 차례씩 오간다. 서울과 코펜하겐을 지속적으로 체험하면서 두 도시의 차이를 선명하게 느끼게 됐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살고 있는 코펜하겐과 그곳 사람들의 일상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자 이 책을 썼다. 서울은 주거 절반 이상이 고층형 아파트인데, 코펜하겐은 고층 주거 건물이 거의 없다. 덴마크의 도시 주거가 사람들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한다.
# ‘반전’ 사서 김미경 세 번째 시집
사서의 페이지- 김미경 시집 /문학의전당 /1만2000원
2002년 ‘문학공간’으로 등단한 김미경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사서가 직업인 김 시인의 이번 시집은 도서관이라는 공간과 사서라는 직업에 대한 반전들로 가득하다. 책은 사서로서 정리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유기체다. 시 ‘책을 염하다’는 생명을 다한 책의 마지막을 들려준다. “나는 책의 장례지도사//(…) 책등에 눈을 맞춘 손놀림이 무작위로 낚아챈다 복본은 한 권만 남기고 낡은 것들은 인정사정없이 수레에 싣는다(…)// 책을 뽑아내는 것은/ 갓 태어난 책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 뇌를 성장시키는 독서 이야기
뇌과학자는 이렇게 책을 읽습니다- 모기 겐이치로 지음 /한주희 옮김 /어썸그레이 /1만8000원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뇌과학자가 독서가 왜 뇌에 좋은지, 어떻게 읽으면 뇌에 효과적인지 설명하는 책. 저자는 디지털 세계의 정보들 사이에서는 ‘자신만의 기준’이 더 필요해졌고,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에 갇히지 않기 위해 내면의 세계와 안목을 확장해야 하기에 독서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독서는 우리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뇌를 성장시키며, 디지털 세계의 어떤 것들보다 가장 뇌에 긍정적 자극을 준다.
독서로 뇌 안에 축적된 지식은 발효되고 발전해, 지성과 식견을 뿌리내린다. 책은 지식과 정보의 전달 매체 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 숨가쁜 한국 노동의 현실
지불되지 않는 사회- 김관욱 지음 /인물과사상사 /1만8000원
얼마나 아프면 유급휴가 병가를 받을 수 있을까. 웬만큼 아파서는 쉴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어떻게든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 한국의 직장인이라면 공감되는 일이다. 한국 사회의 노동이 가지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오늘은 과로해야 하니 내일 죽으렴”이라는 말이 있을까. ‘우리는 과연 우리가 하고 있는 노동에 대해 합당한 지불을 받고 있는 걸까’.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인 인류학자 김관욱의 질문이다. 저자는 한국의 노동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밀려오는 느낌은 ‘숨가쁨’이라고 말한다.
# 초단편 작가 김동식의 첫 단편집
현실 온라인 게임- 김동식 소설집 /허블 /1만5000원
주물공장 10년 노동자에서 초단편집 ‘회색인간’을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김동식의 첫 단편집. 저자는 평균 분량 원고지 30매의 초단편소설을 1000편 이상 발표하면서 30만 종이책 독자, 1000만 인터넷 독자를 만나왔다. 이 책에는 원고지 100매 이상의 단편소설 ‘내일을 부르는 키스’ ‘현실 온라인 게임’ ‘이세계 과몰입 파티’가 수록됐다.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흥미로운 상황을 연출하는 김동식만의 스타일이 녹아 있다. 기존 초단편보다 분량이 늘어난 만큼 캐릭터, 장면화가 더 깊어지고 풍성해졌다.
# 지구의 세계숲…생명을 보듬다
세계숲- 다이애나 베리스퍼드-크로거 지음 /노승영 옮김 /아를 /2만원
나무를 보살피고 숲과 지구를 되살리는 일에 팔십 평생을 바쳐온 세계적인 여성 식물학자 다이애나 베리스퍼드-크로거. 이 책은 ‘시인의 언어로 말하는 과학자’로 불리는 저자가 평생에 걸쳐 쌓아온 숲과 나무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고대 인류의 생태적 지혜를 시적 산문으로 엮어 자신이 자란 아일랜드의 풍경처럼 장엄하고도 아기자기하게 펼쳐낸다. ‘세계숲’은 세계의 중심이자 세상을 떠받치는 신화적 나무를 뜻하는 ‘세계수(世界樹)’에 빗댄 것이다. 숲마다 어머니 나무가 있듯 지구에는 세계 숲 또는 세계 정원이 있어서 뭇 생명을 보듬는다고 말한다. 지구를 살리는 나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