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도 채 끝나지 않았는데 2025년 김일두는 벌써 두 장의 앨범을 냈다. 1월 15일 발표한 ‘김일두 박윤호 탁경주-더 바인홀 라이브’는 전주의 공연장 바인홀에서 하모니카 연주자 박윤호, 재즈기타리스트 탁경주와 함께 호흡을 맞춘 마법 같은 순간을 담아낸 공연 실황 앨범이다.
그리고 인천에 거주 중인 김일두의 팬 이지웅이 자비를 들여 제작한 부틀렉(비공식 음반) ‘그 집에 노래(사진)’가 막 세상에 나왔다. 이 앨범은 김일두의 팬이 자비를 들여 김일두에게 헌정한 ‘제주 2013.4.6’ ‘나의 여인’에 이은 세 번째 부틀렉이다. 보통 K-POP 아이돌 같은 경우엔 국내외 팬들에게 명품을 조공 받는 경우가 흔한데, 김일두의 팬들은 무려 앨범을 제작해 선물하는 경향이 있다.
김일두 부틀렉 ‘그 집에 노래’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세계가 코로나라는 역병에 시달릴 무렵 중구 대청동 언덕에 위치한 김일두의 옛 자택에서 녹음된 앨범이다. 쉬는 날마다 인천에서 부산까지 수십 차례나 운전해서 달려와 김일두의 집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술잔을 기울이며 김일두가 통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들을 직관했던 이지웅은 이런 호사를 혼자만 누리는 것은 아깝다고 생각해 핸드폰으로 녹음을 했고, 부틀렉 앨범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지금은 김일두가 이사를 해 그 옛집은 사라졌지만 그 집에서 함께 놀고 마시고 부르고 녹음한 노래들이 있으니 생생한 추억의 증거가 남았다.
김일두와 김일두의 음악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담아 두 장의 CD에 빼곡하게 담은 ‘그 집에 노래’는 성산동 언더독 커피와 김일두의 라이브 공연에서 실물로 만날 수 있다. 미발표 곡인 ‘시 도 레’까지 수록된 부틀렉 앨범 판매 수익은 전적으로 김일두의 더 나은 창작 환경을 위해 쓰여 질 예정이다. 김일두의 팬들이라면 반드시 소장하고 싶은 앨범이다. 김일두의 라이브를 보러 가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추가된 것이다.
음향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 핸드폰으로 녹음한 소박한 앨범이지만 어떤 거대자본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옛집에서 함께한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두 남자의 따듯하고 웃기고 슬프고 아픈, 결국 그리워질 수많은 이야기가 가득 담긴 귀한 부틀렉이 ‘그 집에 노래’이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