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만 채운 화분에 새싹들이 돋는다
달개비꽃 개망초 질경이 괭이밥
돌 하나 갖다 놓으니 기댈 곳도 생겼다
안고 업고 젖 물리는 황토 빛깔 그 품속
좁은 자리 내어주며 온기로 다독이며
별빛만 가슴에 담아 초록 꿈 키운 나날
길을 내는 마음 따라 기척으로 일어서며
절망을 품어 안아 빚어내는 희망의 싹
어둠은 빛을 향한 결
광원은 무한대다
추위를 뚫고 봄이 걸어오고 있다. 시절 따라 사나워진 날씨에 마음의 우량계는 초점을 잃었다. 그러나 봄은 오고 만다. 시인이 심은 마음 밭 가득 봄의 싹이 돋아난다. 시인의 고운 마음결이 고스란히 한 편 시조로 다가온다. 언어가 빚어낸 봄의 교향곡 같다. 더불어 꿈꾸는 작은 꽃들이 서로에게 등을 내주고 싹 틔우는 모습이 대견하다. 이 세상에 생명 있는 것은 모두 위대하다. 시인의 따스한 마음이 시어 곳곳에 묻어있다. 시인의 눈웃음을 닮은 온기가 손끝에 전해진다. 도랑물 따라 졸졸 흐르며 찰랑이는 봄을 실어 나른다.
흙 속에 숨 쉬고 있는 희망이, 빛의 길을 따라 일어서는 뜨거운 결기를 느낀다. 시인의 언어가 빚어낸 봄의 노래를 들으며, 이 한 편의 시조가 인정을 나누는 산물임을 알게 된다. 봄의 지휘에 맞춰 어둠에 묻혔던 생명이 자신의 박자에 일어선다.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따스한 내일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내 곁에 다가온다. 내일이면 진달래 환한 얼굴이 산천에 가득하겠지. 오늘따라 바람결이 이렇게 부드러운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