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누군가에겐 절실한 상영회이기에…‘작은영화영화제’는 계속된다

김미라 대표가 8년전 창립, 매달 단편영화제 발굴·소개

  •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   입력 : 2025-03-06 19:25:37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족한 운영비로 어려움 겪다
- 최근 김 대표 타계로 존폐기로

- 고인 기리는 90번째 상영회서
- “횟수 줄여서라도 지속” 다짐

“김미라 대표님! 남겨주신 ‘작은영화영화제’는 저희가 잘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하늘에서 꼭 지켜봐 주세요.”
‘작은영화영화제’ 이신희 신임 집행위원장(가운데)과 집행위원들. 이들은 영화제를 만든 고 김미라 대표의 뜻을 이어 계속해서 행사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지난 5일 오후 7시30분 부산 수영구 광안동의 카페 딥슬립커피. 약속한 시간이 되자 모든 불이 꺼지고 카페가 이내 어둠에 잠겼다. 한쪽 벽에 마련된 스크린에서는 김라 감독의 단편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했다. 서른 명 남짓한 방문객은 영화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2017년부터 ‘작은영화영화제’를 개최하며 부산의 젊은 영화인을 발굴하고 지원해 온 고 김미라 작은영화공작소 대표.
이날 열린 행사는 보석 같은 단편영화를 발굴해 소개하는 상영회 ‘작은영화영화제’ 90번째 자리였다. 이 행사는 2017년 시작한 영화 상영회로, 매달 첫째 주 수요일 오후 7시30분(홀수 달 딥슬립커피, 짝수 달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에 단편영화 3편을 소개하고 있다. 매달 영화제를 찾는 관객은 30명 남짓이지만, 개성 강한 단편영화를 소개하고 감독과 관객의 만남(GV)까지 주선해 부산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작지만 알찬’ 행사로 입소문을 탔다.

이 영화제는 지난달 타계한 고 김미라 작은영화공작소 대표(감독명 김라)에 의해 탄생했다. 김 대표는 30여 년간 동의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퇴임 후에는 영화감독 김라로 활동하며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2016)’ ‘길위의 시간(2020)’ 등의 작품을 남겼다. 그는 특히 젊은 영화인을 발굴하고 조명하는 데 관심이 컸다. 이에 작은영화영화제를 시작하고 영화제작워크숍을 여는 등 예비 영화인을 지원하는 데 힘썼다. 행사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살던 집을 팔고 연금까지 보태 수영구 광안동에 문화공간 ‘공간나라’를 열기도 했다.

영화 ‘바이킹(2023)’으로 제78회 작은영화영화제에 초청받았던 박천현(34) 감독은 “영화제 덕분에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며 “상영 기회를 잡기 힘든 단편영화 감독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행사”라고 말했다.

이날 90번째 상영회는 고인의 작품을 상영하는 ‘김라 감독전’으로 진행됐다. 김 대표 없이 열리는 첫 영화제였던 만큼, 작품으로라도 그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관객 역시 고인을 추억하며 작품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영이 끝난 뒤, 새롭게 작은영화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기로 한 이신희(29) 프로그래머가 무대에 올라 직접 GV를 진행했다. 이 신임 집행위원장이 “평생 젊은 영화인들의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힘써오신 분이지만, 정작 본인의 영화를 소개할 기회는 많지 않으셨던 것 같다. 지금이라도 감독전을 마련해 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말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달 10일 김 대표가 향년 73세로 세상을 떠나면서, 8년간 이어온 작은영화영화제는 존폐 위기를 거론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영화제에 드는 모든 비용을 김 대표가 사비로 부담했던 터라, 앞으로는 집행위원 8명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운영하던 공간나라도 문을 닫을 예정이라, 영화제를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 하지만 집행위원들은 고심 끝에 영화제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김미라 대표님도 저희가 어떻게든 영화제를 이어가길 바라셨을 것이라고 생각해 다른 집행위원들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대신 영화제는 이번 달을 끝으로 당분간 짝수 달에만 열린다. 운영비를 마련할 방법을 찾을 때까지 행사를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이 집행위원장은 “당분간은 행사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빠른 시일 내에 운영 예산을 마련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단편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뜻깊은 행사인 만큼 앞으로도 상영회를 이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3. 3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4. 4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5. 5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6. 6[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7. 7“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8. 8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9. 9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10. 10‘서해피격 공무원 월북’ 수사 발표 해경총경, 직위해제 취소소송 승소
  1. 1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2. 2오세훈 “李대통령 실거주 이어 실경작 집착…국민 싸울 대상 아냐”
  3. 3장동혁 “국민 분노 폭발 직전…재산 약탈중지하라”
  4. 4“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5. 5[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6. 6군·유엔사 ‘DMZ 지뢰 추정 폭발’ 현장 조사 절차 시작
  7. 7조희대 대법원장 '재제청 거부' 여진…여야 공방 계속
  8. 8李대통령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조속 재개해야”
  9. 9국힘, DMZ 지뢰사고 공세 지속…“증거유실 기다리나”
  10. 10[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1. 1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2. 2[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3. 3"미래기금 사업 131건 중 95%는 부처 요구대로…감액 6건 불과"
  4. 4숙박업 세금체납 4년간 3.4배↑…주요 업종 중 최대폭 증가
  5. 5“문제 없을까?”… 공정위 퇴직자들, 대형 로펌에 대거 취업
  6. 6‘말로만 자율주행 기술 육성’… 관련 부처 예산 오히려 삭감돼
  7. 71243회 로또 복권 1등 12명…당첨금 각 25억 9252만 원씩
  8. 8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9. 9빠르게 느는 '10대 마약밀수범'…올해 적발인원, 작년 넘어서
  10. 10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1. 1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3. 3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4. 4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5. 5“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6. 6‘서해피격 공무원 월북’ 수사 발표 해경총경, 직위해제 취소소송 승소
  7. 7추석 연휴 마지막날 정체 시작…부산→서울 5시간
  8. 8올해 7개월간 ‘사이버 도박’ 검거 10대 267명…작년 전체보다 많아
  9. 9소주 탄 분유 먹이고 딸 강제추행…자녀 3명 학대한 40대 징역 7년
  10. 10중국 최고지도자 상호 중식당 테러…용의자 모두 중국인
  1. 1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2. 2[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3. 3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4. 4한국 야구, 중국 꺾고 결승 진출…27일 일본과 금메달 결정전
  5. 5한국 남자핸드볼, 중국 꺾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6. 6[속보] 여자농구, 일본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남녀 동반 우승
  7. 7[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8. 8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9. 9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10. 10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지볼트의 ‘일본’과 조선인들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붉은 요새, 그 절제 뒤 숨겨둔 보석같은 이슬람 건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정답 없는 가족의 기록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이소윤-sky above,river below,and birds between
김민정-도시의 숲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빨래 /심여혜
잡는 법 /김만옥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디세이’ 6주 연속 1위 질주, 역대 외화 관객 수 7위 올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3일 (음 8월 1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2일 (음 8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추석 때 사람들 만나 술 마시며 시 읊은 조선 중기 권벌
1740년 영조가 성균관 문묘서 석전 거행 때 남태회가 지은 시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