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38> 부산 녹산동 가마터 출토 청자철화당초문장고

화려한 무늬 넣은 도자기 장고

  • 성현주 복천박물관장
  •  |   입력 : 2025-03-12 18:45:21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장고는 모래시계 모양의 북통 양면에 가죽을 대어 만든 타악기로, 2개의 울림통을 가진 일종의 양면고(兩面鼓)다. 장고(杖鼓/長鼓)는 ‘채를 사용해 연주하는 북’ ‘긴 북’이라는 뜻의 한자명이고, 한글로는 보통 장구로 읽는다.
부산 녹산동 가마터에서 출토된 청자철화당초문장고. 부산박물관 제공
고려시대 송나라를 통해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장고의 원형이 되는 요고(腰鼓, 세요고(細腰鼓)로도 불림)는 ‘삼국사기’ 기록과 고구려 고분벽화 도상 등을 통해 삼국시대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장고와 요고는 그 형태가 유사하지만 크기와 연주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장고에 비해 요고의 크기가 작고 오른쪽은 채, 왼쪽은 손으로 두드리는 장고와 달리 요고는 양쪽 모두 손으로 두드리는 방식으로 연주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래시계형 북(hourglass drum)은 인도에서 유래한 것으로 수·당 시기 전후 실크로드를 따라 중앙 및 동북아시아에 전파되어 널리 사용되었다고 한다.

오늘날 장고의 몸통은 대부분 나무로 만들지만, ‘악학궤범’ 같은 문헌기록이나 유적 출토 사례 등을 통해 과거에는 흙을 빚어 구워 만든 도자기 장고도 실제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도자기 장고의 주류는 고려시대 청자장고인데, 무늬가 없는 순청자도 있지만 음각 양각 철화 철백화 상감 등 다양한 기법으로 화려한 무늬를 시문한 경우가 많다. 특히 산화철 안료, 백토물 등으로 무늬를 그린 철화, 또는 철백화 기법은 청자장고에 가장 널리 쓰인 시문기법이라 할 수 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문화유적 조사 과정에서 2010년 발굴조사된 부산 녹산동 청자 가마터에서는 총 20점의 철화청자장고가 출토되어 주목받았다. 거친 태토에 어두운 녹갈색 계통의 유약을 씌워 초벌구이 과정 없이 단벌번조로 완성한 조질청자이지만, 동일 유적에서 출토된 5만여 점의 유물 중에서는 가장 화려한 무늬로 장식해 상당한 정성을 기울여 만든 고급 기종에 해당한다.

모두 2개의 울림통을 각각 성형한 다음 접합해 구워낸 ‘일체형’ 장고로, 중간의 가느다란 조롱목이 연결된 형태이다. 또 양쪽 울림통을 3단 문양대로 구분한 다음 산화철 안료를 이용해 넝쿨, 꽃무늬 등을 시문했는데, 철화 문양대 위에 백토물로 촘촘히 점을 찍어 장식성을 더한 철백화기법의 예도 확인된다. 이것은 청자장고의 가장 보편적인 양식이라 할 수 있으며, 대략적인 제작 시기는 11세기 후반~12세기 전반 쯤으로 추정된다.

녹산동 청자가마터 외에도 만덕사지, 용당동유적 등 사찰터와 금곡동 동원지(東院址)와 같은 공적 성격의 건물터에서 철화청자장고편이 각각 1점씩 출토되어 고려시대 부산지역에서의 실제 사용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용당동유적 출토품은 녹산동 출토 장고와 태토와 유약, 시문수법, 문양구성 등이 유사하여 녹산동 생산품이 유통되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은 부서진 몸통 일부만 남아있지만, 양쪽 울림통에 가죽을 대고 조임줄을 죄어 완성한 화려한 모습의 청자장고를 상상해 보면 어느새 귓가에 흥겨운 장고가락이 울려 퍼지는 듯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4. 4임홍란 신임 창녕경찰서장 취임…"먼저 행동하는 지휘관 될 것"
  5. 5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6. 6[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7. 7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8. 8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가덕도신공항 우선시공분 11월 초 착공 ‘흔들’
  9. 9[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10. 10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1. 1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2. 2추미애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 발언에 국힘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3. 3[속보]김민석, 지역축제 중 무대인사 관련 사과…"불편 끼쳐 죄송”
  4. 4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5. 5李대통령 “‘국무회의 공개라 말 못한다’는 거짓말…이해 안 돼”
  6. 6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7. 7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8. 8[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9. 9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10. 10[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 1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2. 2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가덕도신공항 우선시공분 11월 초 착공 ‘흔들’
  3. 3IMF, 韓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40년 만에 처음
  4. 4[속보] ‘부캉이’ 오른쪽 지느러미 상처 관찰…출혈은 없어
  5. 5롯데 ‘러브 패밀리 페스티벌’ 부산서 첫 개최
  6. 6마카오 리조트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 영남권 공략 본격화
  7. 7효성중공업, 창원 초고압차단기 신공장 준공…AI 전방수요 폭증 영향
  8. 8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늘었는데, 트럼프 가만히 있을까?
  9. 9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10. 10"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임홍란 신임 창녕경찰서장 취임…"먼저 행동하는 지휘관 될 것"
  4. 4[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5. 5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6. 6[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7. 7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8. 8'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오세훈 2심 내주 선고
  9. 9아궁이 불 지핀 후 방치…김해 목조 단독주택서 불
  10. 10다방천 보행로부터 사송IC까지…주민 제안으로 숙원사업 물꼬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강동윤-Pixelated Oasis
윤상건-Creatur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9일 (음 9월 9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