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제신문 지면에 대만 탐방 기사 ‘등불 축제 보러 갔다가 새로운 대만을 발견했다’(지난 13일 자 국제신문 11면)를 보도했다.
대만관광청은 지난 2월 12~23일 타오위안에서 열린 ‘2025 대만등불축제’에 외국 기자단을 초청했다. 여기에 포함돼 지난 11~15일 대만 여행지를 취재했다. 대만관광청은 등불축제 현장 말고도, 대만 여러 곳을 기자단이 여행할 수 있게 배려했다. 혼자 갔다면, 또는 패키지 여행으로 갔다면 갈 수 없었을 여행지를 많이 체험했다.
지면에 기사를 싣고 보니, 미처 게재하지 못한 내용도 많아 아쉬웠다. 지면 기사는 분량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 아쉬움을 떨치고도 싶고 행여 독자께 정보가 될까 싶은 기대도 있어서, ‘대만 탐방 번 외 편“ 온라인 기사를 보도한다. 지면에 미처 싣지 못한 사진과 그에 관한 설명 중심으로 구성했다.조봉권 선임기자 bgjoe@kookje.co.kr
1. 타이중국립가극원(Taichung National Theater)
지면 기사가 나가고 난 뒤 ”건축계의 어마어마한 상인 프리츠커상을 받은 일본 건축가 이토 도요가 설계한 타이중국가가극원이 최근 타이중의 핫플레이스라고 소개해놓고, 사진을 싣지 않아 아쉬웠다”는 말을 들었다. 여기에 몇 장 보완한다. 2016년 정식 개관한 타이중국가가극원 안에서는 (조금 과장해 말하면) 직선을 만날 수 없었다. 원융한 곡선으로 된 건물 내부는 아름답고 평안했다.
이토 도요 건축가는 이 건물을 지극히 생태 친화형으로 설계했다고 한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1층 바닥에 뚫어놓은 구멍으로 자연의 냉기가 올라와 냉방이 된다고 했다. 극장 안팎에는 극장 자체를 관람하러 온 단체 방문객이 바글바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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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중국가가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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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로비로 들어가니, 유료 한국어 음성안내 서비스가 있었다. 돈을 내고 헤드셋을 받아 내용을 들으며 다녔다. 건축물이 준 깊은 인상과 비교하면, 오디오 가이드의 설명은 단출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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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중국가가극원의 6층 모습. 직선을 만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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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공연장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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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중국가가극원 1층 로비. 오른쪽에 만든 개울에 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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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중국가가극원 1층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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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중국가가극원 6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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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타이중 무지개마을
타이중의 명물, 무지개마을 사연은 3월 13일 자 국제신문 지면 기사에서 간략히 설명했다. 스토리텔링의 힘이 잘 발휘된 곳이라고 느꼈다. 재개발에 따라 전통 마을이 깡그리 없어지게 된 상황에서 자기 집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결국 오래된 마을의 숨결을 살린 주인공은 Yong-Fu Huang(1924~2024) 할아버지다. 별명은 무지개 할아버지. Grandpa Rainbow. 아마추어 화가였던 그는 지금부터 15, 16년 전부터 자기 집과 마을에 그림을 그렸다. 색감은 화려했고 그림은 천진난만했다.
다만, 타이중 무지개마을은 크지 않다. 짧은 시간에 다 돌아볼 수 있는 다소 작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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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중 무지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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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중 무지개마을을 찾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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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중 무지개 마을을 여행하는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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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에도 벽에도 천장에도 그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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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의 사연을 설명하는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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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 표정이 즐거워보였고, 뭔가 내려놓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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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개마을을 찾아온 사람들은 많은 사연을 남긴다. 이게 모여 또 스토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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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타이중 가오메이(高美)습지에서 받은 깊은 인상
대만은 생태 보존에 꽤 신경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자로 높을 고에 아름다울 미(高美)를 쓰는 가오메이습지는 아름다웠다. 청정했다. 습지 건너편에는 많은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여기선 실수로 습지에 빠져도, 습지를 훼손한 건 한 거니까 벌금을 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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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중 가오메이습지 입구에서 만난 표지판. 습지 보호 차원의 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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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중 가오메이습지와 풍력발전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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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오메이습지 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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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오메이습지는 물이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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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원산대반점 또는 그랜드 호텔 타이베이
이번 여행에서 깜짝 놀랐던 곳으로 꼽자면 원산대반점(圓山大飯店)이 1등이다. 지면 기사에서 소개한 ‘비밀통로’ 투어 때문만은 아니다. 이 호텔에 쌓인 세월과 품격, 역사 등등이 피부에 느껴졌다. 가이드 설명을 떠올려 보면 이렇다. 이 호텔의 장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용이다. 어느 때 이 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누군가가 호기심이 발동해 이 호텔에서 볼 수 있는 용 장식을 모두 세어 보기로 했다.
세미나가 끝나서 그 남자는 체크아웃하려고 했다, 호텔 측에서 제안했다, 용을 더 세어주실 의향이 있다면 숙박을 연장해드리겠다. 그 사람은 호텔에 남아 용을 계속 셌는데, 22만 개까지 확인했다고 한다.
1986년 민진당은 이 호텔에서 출범했다. 정사인지 야사인지 확인하지는 못했는데, 거기에는 이런 사연이 있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당시 대만은 계엄령이었다. 민진당은 첫 야당으로서 발길을 내딛고자 했다. 애초 민진당은 외딴 곳에서 몰래 창당 관련 행사를 하려 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이 나왔다. 계엄령 하에서 외딴 곳에서 행사를 하다 발각돼 잡히면 더 위험하다. 차라리 온 세상이 다 아는 유명한 곳인 원산대반점에서 하자. 그러면 들켜서 잡혀가더라도 전 세계가 다 알게 된다. 그럼 더 안전하고 효과도 커지지 않겠느냐!” 정사인지 야사인지 확인할 필요는 있겠는데, 어쨌든 똑똑한 의선택이었다.
참고로 지면 기사에서 소개한 비밀 통로의 이름이 서밀도(西密道)다. 이는 동밀도(東密道) 또한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애초 비밀통로를 두 개 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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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대반점 베란다에서 본 타이베이 시가지. 저 앞쪽이 타이베이101 빌딩이 있는 도심이다. 이 호텔은 타이베이에서 입지와 조망이 좋은 호텔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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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대반점 로비. 이날은 로비에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음악(작곡 히사이시 조)을 연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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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 객실이 이렇게 테라스로 연결되는 형태여서 어?옆방으로 건너갈 수도 있는 이 테라스 구조는 뭐임,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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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대반점 객실에서 내려다보니 논어에 나오는 공자 말씀을 새겨 놓았다. 호텔인 만큼 유붕자원방래 불역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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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대반점 비밀통로 2개 중 하나인 서밀도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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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나라 시대 주공이 예법을 시행하는 모습이라고 설명돼 있다. 호텔 로비에걸린 품격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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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Sud Vista
먀오리 지역의 산지로 올라가자 캠핑촌인 Sud Vista가 나왔다. 이곳 말고도 이 일대는 이와 같은 캠핑촌이 더 있는 듯했다. 그만큼 산세가 좋고 자연이 깨끗했다. Sud Vista는 무척 인상 깊었다. 창의성 넘치는 공간과 깨끗한 자연이 어우러졌고 편의시설과 음식 또한 좋았다. 아동문학인, 등산애호가와 함께 다시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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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d Vista 캠핑장-먀오리 지역. 기차 형태 숙박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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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d Vista 캠핑장-먀오리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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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d Vista 캠핑촌-먀오리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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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d Vista 캠핑촌-식당 건물-먀오리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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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d Vista 캠핑촌 캠핑카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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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d Vista 캠핑촌이 동방미인차로 만든 자체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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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맛본 음식
거위 요리, 하카(Hakka·客家) 음식을 바탕으로 퓨전 음식, 굉장히 터프(tough)했던 우육면, 대만 펄(pearl) 음료의 발상지라는 타이중 춘수당 등이 기억에 남는다. 원산대반점 아침 뷔페도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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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가창의요리전문점. 타오위안 다시라오제에 있다. 하카(HAKKA, 객가)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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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베이 쫑쌴구에 음식점에서 맛본 거위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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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중에 국민당 지지자로 유명한 할아버지가 주인인 국기옥이라는 국수집은 늘 손님이 많다고 했다. 돼지귀를 썰어서 내온 샐러드부터 걸쭉한 고기국수까지 현지인 입맛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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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 외
-타이중 문화부문화자산원구: 오래된 도심 공장을 문화예술 창의촌으로 가꾼 현장이다. 그 규모가 큰 데 먼저 압도됐다. 스케일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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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중 도심에 있는 문화부문화자산원구. 도심의 오래된 공장을 허물지 않고 예술문화 창의공간으로 잘 꾸몄다. 규모가 무척 커서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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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중 도심에 있는 문화부문화자산원구. 도심의 오래된 공장을 허물지 않고 예술문화 창의공간으로 잘 가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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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제(老街): 오래된 골목, 푸근한 거리, Old Street 등의 이미지다. 라오제를 많은 대만 사람은 사랑한다고 했다. 아래 사진은 신페이시에 있는 싼시 라오제. 이번 여행에서 여러 지역의 라오제를 가 보았고, 느낌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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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페이의산샤라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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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위안 용안(永安) 어촌마을: 이곳은 외지고 작아 인상 깊지 않았다. 다만, 대만 당국이 어촌을 문화와 관광으로 재생하는 사업에 열의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 사진은 바닷가에 지은 용안 마을 문화 체험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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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오위안 시에 속하는 어촌마을 용안(永安)의 용안해루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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