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216> 우리가 실세다! 영화 ‘백수아파트’

우리는 모두가 위대하고 위험한 백수였다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5-04-23 18:48:06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000만배우 마동석이 제작에 참여한 이루다 감독의 저예산 장편영화 데뷔작 ‘백수아파트’를 감상하며 문득, 전설적인 킬러의 활약을 그린 영화 ‘존윅’이 떠올랐다. ‘백수아파트’ 역시 후반부에 살짝 액션이 펼쳐지긴 하지만 머리끄덩이 잡고 빗자루를 휘두르는 생활밀착형 액션은 ‘존윅’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 두 영화는 결코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을 건드려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백수아파트’의 주인공 ‘거울’이 그런 사람이다. 사소해 보이는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사사건건 꼬투리 잡고 돈 안 되는 남 일에 목숨 걸고 달려드는 시간 많은 동네 오지라퍼. 한마디로 백수다. 이름처럼 나와 내 친구들의 모습을 선명히 비추는 거울의 이야기에 격하게 몰입된다.

영화 ‘백수아파트’ 포스터.
이것은 우리들의 이야기다. 우리의 주된 업무는 남들이 보기엔 노는 것과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 동네 산책하며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지역사회를 살피고, 민원을 넣고, 수다와 농담으로 교류하며 현 인류가 처한 상황을 파악하며, 정보 수집을 위해 영화 유튜브 SNS에 집중하고, 미래를 위해 둥기둥기 기타 치며 노래를 짓고 부르며 춤추고 사진 찍고 그림 그리고, 공연과 전시를 찾고, 독서하고 글을 쓰며 흥청망청 밤낮없이, 또 열심히 노력한다.

‘놀고 있네’라는 오해를 받거나 무시당하는 것에도 익숙하다. 가끔 집중해서 그냥 놀기도 한다. 다 먹고 놀자고 하는 짓이니까. 허나 누구든 선을 넘어 나와 가족, 친구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순간, 확 그냥 너도나도 존윅으로 돌변한다. 그것이 우리 스타일이다. 흥청망청 노는 듯 일하며 외세와 독재와 층간소음에 맞서 며 동네와 나라를 지켰다. 인구는 무서운 속도로 줄고 있고, 기름이라곤 참기름 밖에 나지 않는 분단된 이 땅에서, 수없이 다채로운 페널티를 안고서도 세계가 열광하는 K-컬처를 만든 것 또한 우리들이다.

영화 ‘백수아파트’는 정신없이 격동하는 세상 탓에 잠시 망각하고 있던 ‘사실은 우리가 실세였다’는 진실을 새삼 일깨워주는, 그간 힘들고 서러웠던 우리들을 힘껏 응원하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영화다. 수많은 존윅들로 가득한 동네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가치는 바로 ‘건강’과 ‘매너’라는 것을 잊지 말자. 행여 ‘건강’과 ‘매너’를 잃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사실 나도 알고 싶지 않았다. 재발견과 재평가가 시급하니 조속히 감상에 동참하길 바란다. 이게 다 우리 모두 잘되자고 하는 소리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3. 3[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4. 4“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5. 5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6. 6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7. 7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8. 8돗자리 앉아 흥겨운 트로트 즐겨요
  9. 9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10. 10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3. 3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4. 4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5. 5‘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6. 6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7. 7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8. 8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9. 9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10. 10'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1. 1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2. 2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3. 3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4. 4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9. 9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10. 10의료AI 신기술 총망라 ‘키메스 부산’ 23일 개막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3. 3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4. 4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5. 5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6. 6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7. 7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8. 8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9. 9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10. 1022일 출근길 기온 ‘뚝’…부울경 최저 2~9도
  1. 1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2. 2‘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7. 7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8. 8"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9. 9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