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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노-이거아나] 콘클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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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콘클라베’로 정했습니다. 2013년 3월 13일 오후 7시6분께 바티칸의 시스티나 예배당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그로부터 55분 뒤인 오후 8시12분께 장루이 토랑 추기경이 “하베무스 파팜”을 공식 발표하는데요. 로마의 새 주교이자 성 베드로의 266번째 후계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순간입니다. 12년간 교황직을 수행한 그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전 세계의 애도 속에 영면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한 추기경들. EPA 연합뉴스
교황이 선종함에 따라 바티칸도 정치의 시간으로 진입합니다. ‘노벤디알리’로 불리는 9일간의 애도 기간이 다음 달 4일까지 계속되는 가운데 후임자 선출을 위한 추기경들의 논의도 본궤도에 올랐는데요. 추기경단은 지난 22일 첫 일반 회의를 열어 콘클라베까지의 일정과 실무계획, 이슈, 우선순위, 주목할 인물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기 교황을 선출할 콘클라베는 다음 달 7일 시작되는데요. 라틴어로 ‘열쇠를 잠근다’는 뜻에서 유래된 콘클라베는 13세기부터 도입된 유서 깊고 독특한 교황 선거 방식입니다. 교황 선종 전날 기준 만 80세 미만 추기경들이 한곳에 모여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무기명 투표 용지에 각자 교황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습니다.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하루 두 차례 투표를 거듭합니다. 콘클라베 동안 물 빵 포도주 등의 음식이 제공되는데, 기간이 길어질수록 음식량이 줄어듭니다. 조속히 교황을 선출하라는 일종의 압박인 셈입니다.

콘클라베는 19세기 후반부터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렸습니다. 추기경들은 교황청 내 방문자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격리돼 투표할 때마다 버스를 타고 시스티나 성당으로 향합니다. 투표 기간 외부와의 소통은 차단되고요. 뉴스 시청은 물론 인터넷 접속도 통제됩니다. 교황이 선출되면 성당 굴뚝으로 흰 연기를 피워올려 이 사실을 세상에 처음 공개합니다. 이후 선거인 중 수석 추기경이 밖에서 기다리는 이들에게 “하베무스 파팜”이라고 외치며 새 교황의 선출 사실과 이름을 공포하죠.

교황 선출 기한에 관한 규정은 따로 없습니다. 역대 가장 오래 걸린 콘클라베는 1268년 교황 클레멘스 4세 후임 선출 때였는데요. 당시 콘클라베는 2년 9개월여 후인 1271년에 끝났습니다. 다만 최근 100년간 치러진 7차례의 콘클라베는 모두 나흘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 모두 이틀 만에 선출됐습니다.

다음 달 7일에 시작될 콘클라베는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추기경 135명의 경력·지역·연령 분포 등에서 공감대가 쉽게 노출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일단 서로 상대를 모르는 추기경이 많습니다. 추기경단 80%는 최근 12년 사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뽑았고, 20명은 지난해 12월 추기경이 됐습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바티칸을 찾기 전까지 서로 만난 적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죠.

추기경들의 출신지도 다양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포용적으로 추기경단을 구성하려고 노력한 결과 이란 알제리 몽골 같은 이른바 ‘주변부’ 국가에서 대거 임명합니다. 이런 추세 속에 유럽과 북미 같은 가톨릭 중심부가 추기경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졌는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2013년 콘클라베 때 유럽 출신 추기경의 비율은 50%를 넘었으나, 지금은 39%까지 떨어졌습니다. 반면 ▷아시아 18% ▷라틴아메리카 18% ▷카리브해 18%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12% 등으로 출신이 나뉘었습니다.

고심이 공식화하기 전이지만 가톨릭교회 미래를 결정할 새 교황 후보를 둘러싸고 로비전은 가열되고 있습니다. 교황청 내 복도 식당 정원 등에서 가톨릭 방향성에 관심이 많은 추기경들의 즉석 회의나 홍보전이 속도를 더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아시아나 아프리카계 교황 탄생 가능성도 점쳐지는데요. 주류에서 벗어난 개혁적 논의가 벌써 이뤄지는 만큼 차기 교황의 세상에서는 평등에 대한 논의도 더 활발해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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