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서 수필가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양민주 작가의 세 번째 수필집. 원종린 수필문학작품상을 받은 첫 수필집 ‘아버지와 구두’와 짝을 이루어도 좋을 것 같은 이번 수필집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가족을 향한 애틋함, 유년 시절에 대한 향수 등을 써 내려간 서른네 편의 작품을 담아냈다.

양민주 작가가 간직하고 있는 어머니의 편지. 산지니 제공

‘어머니의 편지’라는 제목의 글 세 편이 특히 눈길을 끈다. 1, 2, 3의 번호를 달고 차례로 실렸다. 글마다 저자의 군 생활 중에 어머니가 보낸 편지 사진도 볼 수 있다. 저자가 내내 귀하게 간직해 온 듯 편지는 접은 자국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편지를 접었던 어머니의 손길까지 느껴지는 사진이다. 편지에는 아들을 군에 보낸 어미의 애달픈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나고, 아들이 혹독한 군 생활을 잘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격려의 말들이 가득하다. 어머니의 글씨는 단정하고 아름답다. 한 마디로 명필이다. 이런 편지를 받았다니, 저자가 부럽기까지 하다.

저자는 세월이 흘러 다시 편지를 읽는다. 남편을 일찍 떠나보낸 여인, 한평생 땅을 일구며 자식을 먹여 살린 어미는 저자에게 다시 말씀하신다. “‘참고 견디라.” 그 말씀이 저자가 오늘까지 살아서 글을 쓰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