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머러스함에 사회적 이슈 담아

‘안녕, 광안리!’

사람들로 붐비는 광안리해수욕장 인근의 도로. 빽빽하게 늘어선 건물 사이 익살스러운 사람과 고양이, 구름, 기린 등 다양한 캐릭터가 외벽을 채운 빌딩이 눈에 띈다. 유머러스하면서 개성 넘치는 벽화 덕분에 건물 전체가 흡사 거대한 작품처럼 보였고,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으면서 일대 도로가 미술관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부산 수영구 광안리 일대 포디움다이브M 건물에 그려진 짐 아비뇽 작가의 벽화. 포디움다이브M 제공

독일 ‘베를린 장벽 벽화’로 유명한 짐 아비뇽 작가의 작품이 광안리에 떴다. 복합문화공간 포디움다이브M(부산 수영구 광남로)에서 그의 작품을 소개하는 기획전 ‘짐 아비뇽:21세기 스마일’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주최 측이 작가를 직접 부산에 초청해 건물 벽화까지 남기는(국제신문 지난달 온라인 보도) 이색 이벤트를 연 덕분이다.

독일의 1세대 팝 아티스트 짐 아비뇽 작가는 매체와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벽화부터 인터랙티브 설치까지 경계와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특히 독일 베를린 장벽에 벽화를 그려 유명세를 탔는데, 당시 그린 작품은 베를린 이스트사이드갤러리에 보관되어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서울과 강원도에서 전시를 연 그는 올해 부산에서 기획전을 마련했다. 전시는 5가지 테마(▷내 이름은 짐 아비뇽 ▷음악을 크게 틀어봐! ▷잠들지 않는 도시 ▷미소 번역기 ▷그럼에도, 스마일)에 맞춰 그의 다양한 작품 120여 점을 소개하고 있다. 전시된 작품은 작가가 좋아하는 음악을 담기 위해 LP판에 그린 그림과 설치 작업, 한국을 생각하며 그린 대형 벽화, SNS 등 사회적 이슈를 담은 그림, 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그림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만화 속 캐릭터를 연상하게 하는 작품은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의인화와 그 속에 담은 사회적 메시지가 어우러져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짐 아비뇽 작가는 지난달 2일 포디움다이브M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람객이 미술관에 작품을 보러 찾아오는 것도 좋지만, 제가 그림을 가지고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좋아하기에 벽화 작업은 매우 흥미롭고 재밌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은 저에게 세상과의 소통을 의미하는데 긴밀히 사회를 바라보면서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며, 어른과 어린이 모두 즐기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오는 8월 31일까지. 유료(성인 1만5000원, 어린이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