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주요 배경으로 하는 글로벌 콘텐츠가 늘고 있는 가운데(국제신문 지난 13일 자 14면 보도), 올해 상반기 부산에서 촬영한 해외 작품 수가 지난해보다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JTBC 드라마 ‘굿보이’ 제작팀이 부산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 제공

지난 1일 부산영상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촬영 지원 결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산에서 촬영한 작품은 영화 6편과 영상물 33편 등 총 39편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0편)보다 9편(30%) 늘어난 수치이다.

촬영 일수는 총 187일(영화 51일, 영상물 136일)로 집계돼 전년 동기(124일)보다 63일(50.8%) 증가했다.

작품 유형을 분석해 보면 장편 영화는 지난해 3편에서 6편으로, OTT 시리즈는 5편에서 10편으로 각각 두 배씩 늘었다. 극장가의 침체와 콘텐츠 투자 위축에도 불구하고, 부산을 무대로 한 작품 제작은 꾸준히 이어진 것이다.

스튜디오 촬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상반기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는 지난해와 동일한 총 3편(영화 1편, OTT 2편)의 작품이 촬영됐다. 대여 일수는 총 122일로 지난해(115일)보다 소폭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글로벌 작품 촬영 수요 증가이다. 상반기 부산에서 촬영한 해외 작품은 총 6편(영화 1편, 영상물 5편)으로 지난해(영상물 3편)보다 두 배나 늘었다. K-컬처의 세계적 인기와 함께 부산을 찾는 제작팀의 국적도 한층 다양해졌다. 그동안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등 주로 아시아권 국가 작품이 부산을 찾았던 데 반해, 올해는 미국 영국 루마니아 등 다양한 국가의 작품을 유치했다. 장르도 다큐멘터리와 예능, OTT 시리즈 등으로 더욱 다채롭게 나타났다.

영상위 양성영 촬영지원팀장은 “부산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지형적 특색과 피란 수도·해양 문화·사투리 등 지역만의 정체성을 갖춘 도시”라며 “수도권과는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공항과 항만 등 교통이 편리해 해외 촬영팀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개봉 및 공개된 주요 부산 촬영작으로는 누적 관객 수 337만 명을 기록하며 상반기 최고 흥행작으로 떠오른 영화 ‘야당’을 비롯해, 박보검 주연의 JTBC 드라마 ‘굿보이’와 화제의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등이 있다.

하반기에도 부산에서 촬영된 작품의 공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오는 25일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를 시작으로 ‘이 사랑 통역 되나요?’,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과 ‘조각도시’, tvN 드라마 ‘태풍상사, 박찬욱 감독의 작품으로 기대를 받는 영화 ’어쩔 수가 없다‘ 등이 관객을 만난다.

영상위 강성규 운영위원장은 “산업 전반이 침체한 상황에서도 부산 촬영작들이 스크린, TV, OTT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 로케이션 세일즈를 강화하고, 폭넓은 제작 지원과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