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미협 창립 80주년 특별전
- 역사 일군 선·후배 화합의 전시
- 더 치열했던 작고작가 작품 감동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인 1946년 3월. 해방 직후 시대는 혼란스러웠지만 그 속에서도 예술의 싹이 트고 꽃이 피었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치열하고 과감하게 예술을 대했던 당대 작가들의 작품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강렬한 에너지를 뿜으며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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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미술협회 창립 80주년 기념 ‘80년의 숨결! 부산미술을 조망하다展’에서 관람객이 작고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다. 김성효 선임기자 |
㈔부산미술협회(부산미협)가 창립 80주년을 맞이해 마련한 특별전 ‘80년의 숨결! 부산미술을 조망하다展’은 근대 미술의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뜻깊었다. 부산미협(부산미술가동맹)의 80년 역사를 일군 선후배의 작품이 어우러진 ‘화합의 장’으로도 의미가 컸지만, 해방 이후 부산 미술의 근간을 세운 작가들의 에너지 넘치는 작품을 만난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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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신 작가의 ‘선인장’. |
지난달 26일 부산문화회관 전시실에서 개막해 오는 7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부산미술가동맹(부산미협 전신)이 주최한 3·1절 기념 미술전에 참여한 작고 작가 22명과 부산미협 소속 회원 881명이 참여했다(국제신문 지난달 23일 자 17면 보도).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곳은 ‘부산미술80년-형성과 확장, 그리고 정착’이란 제목 아래 작고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 공간이었다. 작품은 부산·경남 근대 작가의 작품을 다수 소장한 해조음미술관(관장 임호건)이 제공했다.
해방 직후 혼란스러웠던 사회에서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치열하게 작품을 창작하는 것이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앞섰기에 온전히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시대였지만, 그들은 오히려 그런 어려움을 뚫고 다양한 사조의 예술을 뿌리 내리며 근대 미술의 토대를 마련했다. 전시에서는 당시 작가들의 열정과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일본 등에서 그림을 배운 서양화가들이 한국의 풍경과 소재를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한 수준 높은 작품이 눈에 띄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서정적 색채로 담아낸 양달석 작가와 부산의 모습을 인상주의 화풍으로 담아낸 우신출 작가, 섬세한 필치와 사실적인 묘사로 수준 높은 작품을 보여준 서성찬 작가, 향토적인 주제를 생동감 넘치게 그려낸 임호 작가 등이 대표적이다. 수채화의 경계를 넓힌 ‘장미의 화가’ 성백주, ‘양’ 그림으로 유명한 감남배 작가도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마산 출신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 작가의 선인장 회화와 전통 오방색을 활용한 색면 추상의 개척자 전혁림 작가, ‘소와 여인’을 주제로 민족성과 표현주의가 어우러진 작품 세계를 선보인 송혜수 작가, 대담한 색채와 야수파적 필치로 부산 근대미술의 구심점 역할을 한 김종식 작가 등 화단에서 존재감이 뚜렷한 이들의 작품도 직접 마주할 수 있었다.
부산 근대 미술의 토대를 일군 작가들의 작품은 80년 전 예술가들의 순수함과 열정, 집념 등이 집약된 예술에 몰입하는 시간을 선사했다.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왜 필요한지 되짚어볼 수 있는 전시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