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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티아트센터 전시장에 천페이하오 작가의 영상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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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페이하오 작가 첫 순서 마련
- 여러 인물들 감정 영상에 담아
‘대만에 온 조선의 기생’ ‘부산 아미동에서 만난 일본 여학생’ ‘대만의 한국 여성이 소개한 남학생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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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천페이하오 작가가 시민 참여 투어에서 인사하는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
한국의 부산과 대만, 일본의 서로 다른 인물이 ‘청춘’ ‘욕망’ ‘제2차 세계대전’ ‘제국주의’ 등의 단어로 연결된다. 조선에서 온 기생은 사랑과 죽음이 뒤섞인 괴담으로, 아미동에서 만난 여학생과 대만에서 들은 남학생은 시대적 상황으로 비극을 맞는 이야기로 맴돈다.
(재)부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국제레지던시 공간 홍티아트센터(부산 사하구 다대동)에서 대만 천페이하오(Chen, Fei-hao) 작가의 전시 ‘꽃과 학생의 잔상록’(오는 13일까지)이 마련됐다. 실제와 허구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풀어내는 천페이하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영상 작품 3편 ‘해어화 신주: 조선의 기생, 지룽항에서 사랑을 위해 죽다’ ‘남학생’ ‘여학생: 아미동’을 선보이며,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를 위의 키워드로 엮는 색다른 시도를 했다. 한국 대만 일본에 남겨진 제국주의의 흔적과 그 속에 부유하는 청춘들의 욕망을 거대하고 신비로운 이야기와 영상으로 풀어내며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흔적을 찾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홍티아트센터가 입주작가 6명의 작업을 이은 전시 ‘이음(∑Mmm)’展 ‘Serendipity: 우연이 의미가 되는 순간’의 첫 순서로 마련됐다. ‘이음(∑Mmm)’은 작가의 독립적인 작업을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으로 연결하는 홍티아트센터만의 독특한 전시 형식을 의미한다. 홍티아트센터 김영숙 대리는 “이번 전시는 완성된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창작 과정에서 마주한 우연한 발견의 가치를 나누는 데 중점을 뒀다”고 소개했다.
올해 홍티아트센터에 입주한 천페이하오 작가는 “그동안 대만 일본 한국 간의 식민 역사와 다양한 민족, 언어, 시대 사이의 감정 등에 관심을 두고 작업해 왔다”면서 “부산의 레지던시에 참여하며 실제 역사의 현장에 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하고 역사에 간과되거나 공식 서사에 완전히 수용되지 못했던 인물과 감정을 더 들여다보게 됐다”고 전시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관객이 작품을 볼 때 단순히 이야기를 읽는 것이 아니라 어떤 역사적 잔향 속에서 걷는 것 같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홍티아트센터의 레지던시 활동이 자신의 작업을 확장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그는 “부산은 대만과 매우 비슷한 면모를 지녔다”며 “특히 아미동처럼 전쟁 난민 죽음 역사 등이 뒤섞인 공간은 매우 인상적이었고, 한국의 근대사 여성 캐릭터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동아시아 식민지 간의 감정적 연결을 더 강하게 다루게 될 것이란 기대가 크며, 부산에 머무는 동안 다양한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작업을 확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홍티아트센터 입주작가 릴레이 전시는 서소형 작가가 다음 달(6월 12~26일) 이어받고 ▷이현정 작가(8월 12~26일) ▷김이화 작가(9월 16일~10월 7일) ▷김경묵 작가(10월 16~30일) ▷정재연 작가(11월 16일~25일) 등의 작업을 차례로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