댑싸리 사잇길로 먼 강이 감아 돌고
때마다 마중하는 돌다리 당산나무
뒷동산 언덕배기에 갈꽃 칡꽃 한창이다
차 조심 사람 조심 탈 없이 살거래이
울 엄니 비손 너머 어둠별 사라질 때
밤이슬 앉은 봉선화 아침맞이 더 곱다
하늘에 가닿았나 들레는 아이 웃음
다 떠난 마을 어귀 누런 이로 웃는 버들
굴뚝새 밥 짓는 소리 아득하게 들린다
누구에게나 고향은 그리운 곳이다. 타향에서 사는 나이든 사람에게는 더더욱 돌아가 뒹굴고 싶어지는 공간이다. 어느새 세월이 흘러 늙어버린 시인은 고향의 온갖 사물과 정경이 눈물겹게 떠오른다. 그리고 집을 떠나 타향에 가서 살게 될 아들의 앞날 빌어주던 어머니의 사랑이 애틋하게 살아난다.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추억 속 고향과 어머니는 이제 만날 수도 볼 수도 없는 나이가 되고 말았다.
모든 건 다 변하고 떠나가서 마을어귀를 지키는 버들만 누런 이를 드러낸 늙은이처럼 웃고 있는 것 같다. 굴뚝새 소리 아직도 꿈결처럼 아득하게 들리는데 아이들 왁자하게 떠들던 웃음소리는 다 어디로 가 버렸을까? 시간은 모든 것을 지우고 사라지게 하고 그리워하게 만든다. 우리의 옛 고향을 알지 못하고 자라는 지금 아이들이 불현듯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