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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7일 부산 해운대구 비프힐 기자회견장에서 열리고 있다. 김성효 선임기자 |
현대사 관련 논란으로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영화 ‘암살자(들)’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에 ‘불참’한 가운데서도 다양한 논의의 진원지 구실을 하며 영화제 초반 화제의 중심에 섰다.
7일 오전 영화의전당(부산 해운대구) 비프힐 1층 기자회견장에서 ‘경쟁 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회견은 지난해 BIFF가 신설해 큰 관심을 끈 ‘경쟁 부문’의 심사위원 7명이 심사 기준과 영화에 관한 관점을 밝히는 자리였다. 올해부터 이 부문 최고상인 부산어워드 대상을 받은 작품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을 얻는 등 국제 영화계에서의 위상과 관심이 한 단계 높아졌다.
다양한 문답이 오가던 가운데 ‘암살자(들)’ 상황을 염두에 둔 질문이 나왔다. “한국 사회에서 역사적 사실과 영화 창작의 상관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현재 진행 중이다. 창작·표현의 자유, 역사와 관련한 책임성에 관해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으로서 어떤 기준이나 의견이 있는지 궁금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중국의 거장 장이머우(76) 감독은 “해당 영화를 아직 못 보았으나 듣기는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복잡한 내용을 담은 질문으로, 역사적 진실과 창작의 관계는 한마디 말로 짧은 시간에 표현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창작이 꼭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원칙론을 밝혔다.
이와 함께 “역사가 오늘날 예술의 형식으로 우리에게 오는 것인 만큼 관객의 반응은 다양할 수 있고, 그것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십 년 영화 경력에서 역사 소재 작품도 여러 편 만들었다.
상영 중단 주장이나 출연 배우에 대한 비난이 제기되는 상황에 관해 일선에서 영화인으로서 심경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심사위원 정주리 감독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고 관객을 만난 경험이 있는 감독으로서 상처받는 분들이 있을 수 있겠구나 느끼면서도, 영화를 통한 표현에 대해 이렇게 반응이 오면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생각과 함께 위축된다”고 밝혔다.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에 관한 질문은 지난 6일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회견에서도 나왔다. BIFF 측은 이에 대해 개막작에 관해서만 논의하자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편 한국 현대사의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을 다룬 ‘암살자(들)’은 애초 상영 예정작이 아니었던 데다, 관련 논란이 커지자 제작사가 예정돼 있던 올해 영화제의 관련 행사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