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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부산 중구 남포동 메가박스 부산극장 2관에서 열린 ‘리퀘스트 시네마-신청하는 영화관’ 행사에서 영화 ‘드라이브’ 상영 뒤 주연 김시은 배우(왼쪽)와 정연 감독이 관객과 대화하고 있다. 장동혁 기자 jdh4320@kookje.co.kr |
- BIFF 초기 자봉 출신 정연 감독
- 남포동 누비며 영화인의 꿈 키워
- 장편 연출작 ‘드라이브’로 결실
- 변영주 “시민 기획의 힘 감탄”
“꿈에 그리던 무대에 섰습니다. 행복과 감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연 감독이 이어 말했다. “사실 이 영화는 거의 10년 만에 완성해 2024년 영화의전당(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개봉했던 작품인데요, 그 감동이 떠오릅니다. 당시 영화의전당 한쪽 벽면에 새겨진 역대 BIFF 자원봉사자 명단에서 제 이름을 확인하고는 뿌듯했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1976년생 정연 감독은 자신이 겪은 1996년 제1회, 1997년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장면과 사연을 사진처럼 기억했다. 심지어 희귀한 제1회 영화제 배지와 직접 찍은 당시 사진을 담은 귀한 사진첩을 인터뷰 자리에 들고 왔다. 그는 1회와 2회 BIFF(당시 표기는 PIFF)의 자원봉사자(자봉)였다. BIFF 역사에서 자봉은 성공의 엔진이며 개국공신이다.
“상영할 작품 필름을 들고 남포동에 있던 수많은 BIFF 상영관에 배달하는 일로 시작해 남포동 야외무대인사 현장의 안전을 위한 인간 띠 활동까지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때 영화제 메인 카탈로그에 한국과 외국의 감독님들 사인을 일일이 받으며 영화를 향한 꿈을 키웠습니다. 순수하게 영화를 사랑한 시절입니다.”
지난 11일 오전 10시30분 부산 중구 BIFF광장로(남포동) 메가박스 부산극장 2관에서 영화 ‘드라이브’가 상영됐다. BIFF가 부산 중구 원도심에서 펼치는 관객 주도형 프로그램인 커뮤니티비프(커비)의 한 순서였다. ‘드라이브’는 커비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리퀘스트 시네마 - 신청하는 영화관’에 초청됐다. 이 부문은 관객이 제안한 영화 상영 기획안을 시민 투표로 채택해서 틀고 부대 행사도 함께 마련한다.
‘드라이브’는 정연 감독이 만든 장편영화다. 부산에 살며 BIFF 자봉을 거쳐 영화와 더 깊이 사랑에 빠진 그는 영화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영화에 관해 배우고 영화 현장에서 일하며 많이 오래 노력한 끝에 ‘드라이브’를 2024년 개봉했다.
그는 ‘BIFF 자봉이 감독으로 돌아오다 - 드라이브’라는 상영 기획을 ‘리퀘스트 시네마’에 냈고, 시민 투표를 통해 선택받았다.
이날 ‘드라이브’ 상영 직후 GV(관객과 배우·감독의 대화)가 열렸다. 철학자·미학자인 필로아트랩 이지훈 대표가 진행한 이 자리에 귀한 손님이 또 한 사람 왔다. ‘드라이브’ 주연 김시은 배우였다. 김시은은 2014년 ‘군도: 민란의 시대’로 영화에 데뷔해 ‘귀향’ ‘아가씨’ 등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보였고,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귀단 역 등으로 호평받았다.
“정연 감독께서 ‘드라이브’를 BIFF의 커비에서 상영한다는 소식을 알려주며 정말 기뻐했습니다. 제 일정이 빠듯했지만, 동참하기로 하고 부산에 왔는데 정말 오기를 잘했다고 느낍니다.” 이렇듯, 독특한 상영기획안을 실행하고 걸맞은 손님을 모셔 GV를 하는 것이 ‘리퀘스트 시네마’의 강점이자 매력이기도 하다.
정연 감독과 김시은 배우가 나눈 대화를 통해, 자동차를 매개로 우리의 삶 속 사랑 소유 헤어짐 만남을 보여주는 옴니버스 영화 ‘드라이브’의 첫 에피소드(김시은 주연)를 2015년 촬영했음을 알게 됐다. 김시은은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도 주연을 맡는데, 첫 촬영 뒤 7, 8년 지난 시점에 세 번째 에피소드를 찍었다. 영화 한 편에 얼마나 많은 사랑·정성·노력·연대·호의가 필요한지 이날 GV는 느끼게 했다.
지난 9일 ‘리퀘스트 시네마’에 초청돼 배우 김아중과 함께 영화 ‘미녀는 괴로워’ 개봉 20주년 기념 상영과 GV에 참여한 변영주 영화감독은 현장에서 이런 말을 했다. “(‘미녀는 괴로워’-김아중-변영주를 잇는) 이런 독특한 기획은 영화전문가라면 미처 생각하지 못할 텐데, 시민은 하더라. 무척 인상 깊었다.”
‘드라이브’가 선사한, BIFF 자봉이 영화감독으로 돌아온 현장 또한 그런 힘을 보여줬다. 정연 감독은 “차기작으로 BIFF에 돌아오고 싶다”는 소감과 다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