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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버전 1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빨간색, 보라색, 노란색 등 반가사유상에 색깔을 입혔다. 단순한 변화로 보이지만 당시로서는 꽤 파격적인 시도였다. 오른쪽 사진은 고려청자 무선 이어폰 케이스 ⓒ미미달 . 마치 박물관 진열장에서 막 빠져나온 듯, 고려청자의 매력을 살린 디자인이다. 문학동네 제공 |
-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등 열풍
- 현대인도 공감할 본질 꿰뚫어
- 대박 브랜딩 기획의 원칙 소개
- 성공·실패 여러 사례도 들려줘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미리 역사 공부라도 조금 하고 들어서야 할 것 같은데 ‘국중박’은 재미있는 장소가 연상된다. 국중박이라는 말이 거리를 줄여준 것일까.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중박)은 2025년 연간 관람객 650만 명을 기록했다. 루브르박물관 바티칸박물관에 이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힐 만큼 서울의 ‘핫’한 명소이다.
국중박 인기 요인 중 ‘국중박 굿즈’는 중요한 한 축이다. 박물관에 왔으니까 하나쯤 사는 기념품으로 여겨졌던 박물관상품이 지금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굿즈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국립박물관상품 브랜드 ‘뮷즈(MU:DS)’가 있다.
‘오늘의 감각 - 굿즈에서 뮷즈까지 국중박 기획자의 시선’은 ‘뮷즈’를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박물관 굿즈 브랜드로 성장시킨 기획자 김미경이 지난 10년간 현장에서 발견한 마케팅 브랜딩 기획의 원칙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비롯한 히트 상품과 다양한 브랜드 협업을 기획하며, 수천 년 전 유물에 담긴 ‘당대의 감각’을 지금 사람들의 ‘오늘의 감각’으로 번역해왔다.
그 과정에서 축적한 성공과 실패의 구체적인 사례를 있는 그대로 들려준다. 전통과 현대, 공공성과 상품성, 보존과 새로움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다양한 관계와 경험을 확장해 나가는 법. 새로운 것을 무작정 더하는 일이 아니라 대상의 본질을 발견하고 사람의 마음이 향하는 곳을 읽어 둘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내는 일. 오래 사랑받는 상품과 브랜드를 만드는 기획자의 관찰 판단 태도를 전한다.
가장 유명한 국중박 뮷즈는 무엇일까. 저자의 답이다.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상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라고 자신 있게 대답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더 큰 의미로 남은 것은 대표 상품 하나를 얻었다는 사실이 아니었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만들며 앞으로 어떤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세웠다는 점이었다. 유물의 형태보다 본질을 먼저 이해할 것. 수많은 가치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직관적으로 공감할 하나의 핵심을 찾을 것. 그리고 그것을 오늘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번역할 것.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그 기준이 상품으로 구현된 첫 사례였다.”
고려청자의 매력을 살린 ‘고려청자 무선 이어폰 케이스’ 사진을 보았을 때는 “이거 사러 가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 만큼 마음에 쏙 들었다. 박물관 상품을 사기 위해 오픈 런 하는 마음이 이해된다. 품절된 상품 재입고를 기다리는 심정도 알 것 같다. 이제 사람들은 수백, 수천 년 전 유물에서 태어난 작은 물건을 가방에 달고, 책상 위에 놓고, 누군가에게 선물도 한다. BTS 블랙핑크 등 세계적인 케이팝 아티스트의 러브콜도 받는다.
뮷즈 성장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기여해 온 기획자 김미경은 말한다.
“박물관에 있는 유물들은 ‘그 시대의 감각’이 남아 있는 물건들이다. 당시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색과 형태, 귀하게 여긴 재료와 기술, 생활 방식과 취향이 그 안에 남아 있다. 뮷즈는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유물 속 ‘당대의 감각’을 현대의 사람들에게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건네는 일을 한다.
지금 잘 팔리는 색을 입히거나 인기 있는 무언가를 붙이는 것만으로 오래된 것이 오늘의 것이 되지는 않는다. 수백 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지, 변하지 않는 핵심을 봐야 한다. 그 본질을 발견한 뒤 오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연결할 방법을 찾는 것. 나는 그것이 ‘오늘의 감각’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