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손끝으로 쓸어올리고 다듬은 조형, 감각과 사유가 되다

디오티-모산조형 미술관 기획전…같은 주제·다른 방식 ‘조형’ 조명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26-11-01 18:00:53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박형오 작가의 ‘희망이 되다’(왼쪽), 윤유담 작가의 ‘침묵’. 디오티미술관 제공
- 윤유담·노대식·박형오 작가 3인
- 부산서 무게감 있는 조각 선보여

눈을 감은 노인의 얼굴에는 희로애락 인생사가 담겨 있는 듯하다. 이마 눈 입 사이 패인 잔주름으로 뒤덮인 얼굴, 무언가를 보고 싶지 않고 보지도 않겠다는 듯이 지그시 감은 눈, 그렇지만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귀. 사실적인 묘사가 더 강렬한 고독의 이미지로 다가오는 얼굴 조각을 바라보면서 쉽게 닿지 못했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싶어진다. 오랜 시간 매만지고 다듬어 완성한 조각은 이미지 그 이상의 존재로 다가온다.

디오티미술관(부산 동래구 온천동)이 무게감 있는 작가 3명의 조각 작품을 소개한 전시 ‘조형의 구축 방식들 Ⅱ: 물질의 행위’를 마련했다. 이 전시는 충남 보령 모산조형미술관과 함께 기획한 것으로, ‘조형’을 모티브로 같은 주제를 놓고 서로 다른 방법으로 형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발견하는 데 집중했다. 모산조형미술관을 통한 작가 3명의 작품을 부산 디오티미술관에 전시했고, 반대로 부산 안재국 이성복 작가의 작품을 모산조형미술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디오티미술관의 전시에는 윤유담 노대식 박형오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다른 지역 작가의 예술 세계를 접할 수 있어 흥미롭고, 무엇보다 무게감 있는 조각을 이처럼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 더 인상적이다.

고요함이 묵직하게 다가오는 노인의 얼굴 조각을 비롯해 동물과 인간의 사실적인 모습을 조각으로 표현한 윤유담 작가는 엇갈리는 시선의 구조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형상화하고자 했다. 동물과 인간의 눈동자, 그 눈이 머무는 시선이 닿은 자리에서 타인을 바라보는 동시에 우리의 모습을 비추게 된다.

노대식 작가의 ‘고요함에 머물다’. 디오티미술관 제공
다양한 색채를 입은 노대식 작가의 조각 작품은 좀 더 유머러스하다. 가냘픈 청년이 잠을 자며 ‘낮 꿈’을 꾸는 모습은 삶의 무게를 견디며 꿈을 찾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았고, 사람 모습을 한 동물들은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인간의 모습을 은유한다.

빛과 색이 어우러져 몽환적이면서 따뜻함이 느껴지는 박형오 작가의 조각도 매력적이다. 그는 유년기의 기억과 꿈, 어머니에 대한 경험으로 이어지는 모성 원형을 바탕으로 한 기억과 이미지를 조각으로 구현했다. 어릴 적 기분 좋았던 기억을 옮겨놓은 듯한 작품에서 포근한 엄마 품을 떠올리게 되고, 그렇게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감정으로 잇는 경험을 하게 된다.

3명 작가의 작품은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에서 출발했지만 재료를 쌓아 올리고 다듬고 가꾸는 동일한 방식을 통해 구체적인 형태로 만들어진 공통점이 있다. 손과 물질이 조형적인 행위를 통해 형태로 구체화되는 과정. 그렇게 감각을 쏟아붓고 시간을 들여 완성한 조각은 묵직하면서 깊은 감정의 흔적을 남긴다.

모산조형미술관 전시에 참여한 안재국 이성복 작가는 형태와 공간, 반복과 배열, 크기와 간격 등 작품을 이루는 요소의 관계에 주목한 작업을 설치했다. 하나의 구조가 규칙을 만들고 작품을 완성하며 조형적 질서를 드러내는 광경에서 작가의 사유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디오티미술관 측은 “두 미술관에서 진행한 전시는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대상을 바라보고 재료를 선택하며 자신만의 조형 세계를 구축하는 흐름을 공유하는 공통점을 지닌다”며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 축적된 시선과 관계, 행위의 흔적을 발견하며 조형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열리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무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2. 2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3. 3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4. 4진주시, 70여 년 만에 보건소 단독 신청사 건립
  5. 5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6. 6고속도로 달리던 중 렌터카 핸들에서 뱀 출몰…소방 출동
  7. 7부산서 ‘불멍’ 즐기다 날벼락…일가족 2명 다쳐
  8. 8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9. 9[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10. 10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종합)
  1. 1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2. 2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3. 3李 대통령 “다문화가정 지원, 문제 시정하는 게 차별 아냐”
  4. 4장동혁 “박근혜, ‘인재들로 총선 이기고 정권 탈환’ 당부”
  5. 5[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6. 6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7. 7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8. 8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9. 9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10. 10“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1. 1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2. 2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3. 3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종합)
  4. 4[속보]‘엿새째 무소식’ 부캉이 진짜 떠났나…3일 최종판단
  5. 5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6. 6못 말리는 한국 제품 인기…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 눈앞에(종합)
  7. 7이재용 일본 반도체 패키징 거점 방문, 日 소부장 협력 모색
  8. 8은행 부실채권 1년만에 1조3000억 늘었다…8년6개월만에 최대
  9. 9동원개발, 협력사와 손잡고 ‘안전보건 상생’ 다짐
  10. 10국산 비만약 에페 공급가, 마운자로보다 40% 저렴
  1. 1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2. 2진주시, 70여 년 만에 보건소 단독 신청사 건립
  3. 3고속도로 달리던 중 렌터카 핸들에서 뱀 출몰…소방 출동
  4. 4부산서 ‘불멍’ 즐기다 날벼락…일가족 2명 다쳐
  5. 5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6. 6[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7. 7부산 영도 조선소 러시아 어선 화재…소방대원 1명 부상
  8. 8[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9. 9[한 손 뉴스] 마르는 회야강에 낙동강 물 공급 검토…양산시 타당성 조사 착수
  10. 10[속보]‘공무원증 보여주며 안심시켜’ 60억 전세사기 前 경찰관 항소심서 감형
  1. 1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2. 2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3. 3‘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4. 4“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5. 5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6. 6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7. 7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8. 8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9. 9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10. 10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송현화-Magic Airs
지나-마음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8일 (음 9월 1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