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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부산 × 자이니치 예술제에서 공연하는 우토로농악대. 차별·배제에 시달리던 일본 교토 우토로마을을 재일동포와 일본인 이웃이 농악을 함께 놀며 지키고 가꾼 사연으로 유명하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 제공 |
오랜 세월 교류하며 우정을 나누어 온 재일동포 예술가와 부산 예술가가 부산에서 만나 예술제를 연다. 이 소담한 무대에서는 각자 자리에서 갈고닦은 풍물·춤·노래 속에 어떤 공통점과 공유하는 정서와 감동이 있는지 가까이에서 느낄 것으로 보인다.
‘2026 부산 × 자이니치 문화제’가 ‘바다를 건너, 문화를 잇다’를 주제로 오는 7일 오후 5시 부산 중구 영주동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이 예술제는 부산의 시민단체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이 부산시 비영리민간단체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성사됐다.
‘자이니치’는 한자 표기인 재일(在日)을 일본어 발음으로 읽은 것이다. 영어로 Zainichi로 쓴다. 재일한국인·재일코리안·재일조선인을 뜻하는 말인데, 이 낱말에는 재일동포의 역사와 애환이 그리고 의지가 미묘하게 스며 있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은 자이니치 사회와 교류하고, 이들을 돕는 활동을 펼친다. 특히 일본 정부가 교육이 갖는 보편 가치를 존중하지 않고, 교육비 지원 등을 차별해 더 큰 어려움에 처한 조선학교를 후원하는 활동을 한다. 조선학교에 포함된 ‘조선’이라는 표현은 일제가 패망한 1945년 직후 대한민국(남한) 또는 북한 국적을 택하지 않고, 무국적을 선택한 자이니치 동포들에게서 유래했다.
재일동포 예술가와 부산 예술가가 부산에서 어우러지는 공식 행사는 전례가 별로 없어 이번 예술제는 더 뜻깊게 다가온다. 일제강점기를 전후해 일본으로 가서 자이니치의 사회를 일본에서 처음으로 가꾼 한민족이 마지막으로 보았던 고국 산천도, 자이니치였던 수많은 한민족이 일제 패망 직후 돌아오는 길에 처음 보고 귀향의 기쁨을 누린 고국 땅도 부산이고 부산항이기 때문이다.
예술제는 풍물·춤·노래로 이뤄진다. 풍물에서는 우토로농악대(자이니치)와 뽀글이프로젝트(부산)가 공연한다. 특히 우토로농악대의 공연이 뜻깊다. 우토로는 일본 교토 남부에 있는 마을이다. 일제강점기 비행장을 조성하는 데 동원됐던 ‘자이니치’들이 모여 살며 만들었다. 일본에서 차별과 배제를 겪으며 살던 우토로 마을 조선인 주민과 일본인 이웃이 우리 농악을 통해 공동체를 지켰다고 한다. 그 주역이 바로 60~80대 여성들로 이뤄진 우토로농악대이다.
활발한 활동을 펼쳐 이름이 꽤 알려진 재일조선인 무용가 김묘수 씨가 ‘우리 춤’을 선보이면, 부산 최고 한국 춤꾼 가운데 한 명인 하연화 씨가 이어 무대에 오른다. 재일동포 가수 송지향과 부산 가수 황태현 박영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노래한다. 중국 조선족 무용가 마효령, 러시아 사할린 한인 무용가 김안나 씨는 특별 출연한다. 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