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변했을까. 지난달 시범경기 중 기자는 로이스터 감독과 인터뷰하면서 "메이저리그 출신이지만 수비와 기동력을 강조해 아시아야구 스타일과 비슷하다"는 질문을 하자 그는 "특별한 색깔은 없다. 선수들에 맞춰서 야구를 할 뿐이다"고 대답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히어로즈와의 개막 2연전에서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웬만해선 희생번트를 구사하지 않는 그는 개막전 1회 무사 1루에서 이인구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선취점을 뽑았다. 이뿐만 아니다. 투수 교체 타이밍도 지난해에 비해 훨씬 빨랐다. 3-2로 앞서던 8회 수비에서 히어로즈가 왼손 대타 전준호를 내자 곧바로 오른손 이정민을 내리고 왼손 강영식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정민은 앞선 7회 1사 1, 2루에 등판해 공 한 개만 던지고 병살을 유도해 결국 공 한 개로 승리 투수가 됐다.
5일 경기에서도 선발 장원준이 3회 갑자기 제구력 난조를 보이자 곧바로 강판시켰다.
이런 모습들은 선수들에 대해 무한신뢰를 보내고 벤치의 간섭을 자제했던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올해 스타일은 전형적인 한국식 스몰볼이다.
과연 로이스터 감독이 스몰볼을 받아들인 것일까. 해석은 여러 가지로 가능하다. 로이스터 감독의 말처럼 특별한 색깔보다는 상대 팀과 롯데 선수들에 맞게 작전을 구사하다 보니 생긴 현상일 수도 있다. 이는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 선수뿐만 아니라 상대 팀에 대해서도 이제는 훤히 꿰뚫어 볼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는 의미다. 또 다른 의견은 말 그대로 스몰볼 구사다.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3연패하면서 한국식 스몰볼의 위력을 체험했다. 나름대로 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롯데 야구팬들에게는 로이스터 감독의 변신 여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