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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영의 "여기는 남아공"] 월드컵 분위기 의외로 썰렁

한국교민들 응원준비는 후끈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5-11 22:35:36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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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세계인의 축제. 그러나 오는 6월에 이곳에서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다르게 느껴진다. 필자가 살고 있는 케이프타운을 비롯해서 인근 주변지역 어디에도 월드컵이 열린다는 현수막이나 환영메시지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심지어 케이프타운 공항 근처 고속도로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리나라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개최할 때와 비교해 보면 이곳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그때 우리는 정말 감동과 흥분으로 월드컵 경기를 준비하면서 축제분위기에 들떠 있지 않았던가.

월드컵의 분위기를 다소나마 풍기는 곳은 학교다. 월드컵을 개최한다는 이유로 모든 학교들은 보통 때보다 15일 정도 빨리 방학을 한다. 방학 기간도 올해는 작년보다 더 길다. 이곳의 학교는 보통 4학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번에 겨울 방학 기간을 길게 늘린 점은 아무래도 학교 기숙사를 월드컵 동안 숙소로 이용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케이프타운대학에 다니는 한국 학생들에 의하면, 교내 기숙사 역시 월드컵 기간 숙박소로 이용한다고 한다. 이곳에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이유는 끊임없이 외국인에 대한 범죄가 일어나기에 업자들이 호텔 등을 짓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불안하기는 학교 숙박시설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국인 한 사람이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포트 엘리자베스에 있는 학교를 숙소로 빌렸다. 학교 교장과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하면서 확인을 하고 예약을 했었는데 결국 며칠 전 그 계약을 취소했다. 이 나라의 치안 상태를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도 이 지역에 오기를 꺼려하고 있기에 도저히 계약을 유지할 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사실 남아공 내의 백인들은 거대한 경제권을 쥐고 있지만 그들은 흑인정권이 진행하는 월드컵에 대해서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모든 관공서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흑인으로 바뀌었고 백인들은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이들은 우수한 문화를 가진 백인이 열등한 문화를 개조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데 반해 흑인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은 물과 기름처럼 공존하지 못하고 서로 둥둥 분리되어 떠돌아다니는 사이로 보인다.

현지 사람들의 정서와는 반대로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교민사회에서는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교민들이 월드컵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서는 포트 엘리자베스로 가야만 된다. 우리나라와 그리스의 경기는 포트 엘리자베스에 있는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오는 6월 12일 오후 8시30분에 열린다. 포트 엘리자베스는 케이프타운에서 자동차로 약 10시간 정도 걸리는 지역이다. 한인회는 대형버스 2대를 이용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경기가 열리는 그날, 남아공 각 지역에서 온 한인회 사람들과 붉은 악마 팀은 서로 공조해 붉은 티셔츠에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응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남아공 한인학교 교사


※ 본지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맞아 자세한 전력 분석과 현지의 생생한 소식을 독자 여러분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자문위원 및 통신원 제도를 운영합니다. 자문위원으로는 김호 전 월드컵 대표팀 감독과 박성화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위촉됐습니다. 통신원 조수영 씨는 부산 출신의 주부로 현재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한인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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