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첫 상대인 동구의 강호 폴란드를 2-0으로 완파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16강을 넘어 4강까지 진출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 역대 월드컵에서는 이처럼 홈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등에 업고 개최국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개최국은 반드시 16강에 진출했고 개막전에서는 단 한 차례도 지지 않았다.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18번의 월드컵을 치르며 개최국은 1차전에서 14승 5무를 기록했다.
아프리카 사상 첫 월드컵 개최국인 남아공 대표팀의 고민은 그래서 깊어지고 있다.
남아공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83위. 오는 11일(한국시간) 밤 11시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개막전 상대로 맞붙을 팀은 FIFA 랭킹 17위의 멕시코다. 객관적 전력은 월드컵 단골출전 멤버인 멕시코가 단연 낫다. 멕시코는 지금까지 14차례 본선에 진출해 1970년 대회와 1986년 대회에서 두 차례 8강에 올랐을 정도로 북중미의 축구 맹주다. 다만 8강 이상을 넘지 못했던 '8강 징크스'가 아쉬울 따름이다.
이에 반해 남아공은 지금까지 1998년 프랑스대회와 2002년 한·일월드컵 등 단 두 차례 본선 무대를 밟았다. 이번 대회는 개최국 자격으로 진출권을 얻었다. 1998년 대회에선 2무 1패(3득점 5실점)에 그쳤고, 2002년 대회 때는 1승 1무 1패(5득점 5실점)를 기록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 남아공의 '월드컵 징크스'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남아공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브라질 출신의 명장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레이라(67) 감독을 영입하면서 '개최국 100% 16강 진출'의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파레이라 감독은 "16강 진출은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는 것이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라며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믿는다. 나는 어느 때보다 준비가 잘 돼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남아공이 속한 A조는 프랑스가 가장 강적이고 나머지 16강 티켓을 놓고 멕시코, 우루과이, 남아공이 다툰다. 따라서 남아공이 개막전에서 멕시코를 잡는다면 16강도 노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