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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정무 한국 대표팀 감독 |
"세트피스를 사전에 차단하라."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앞둔 한국 대표팀에 내려진 특명이다.
한국과 그리스는 모두 양팀을 제물로 삼아 16강 진출을 노린다. 남은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전력이 막강해 우선 1차전에서 승점 3점을 챙겨 놓지 못하면 16강 진출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따라서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고공전 차단=승리 공식
1차전 승리는 그리스의 '고공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그리스의 주요 득점원 중 하나는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피스다.
그리스는 최근 북한(2-2 무승부) 및 파라과이(0-2 패)와 가진 평가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세트피스만큼은 뛰어나다. 그리스 경기를 직접 관전한 허정무 한국 대표팀 감독의 입에서도 "위협적이다"는 말이 나왔다. 그리스는 코너킥이나 프리킥 때 장신의 수비수들까지 대거 공격에 가담해 상대 수비진을 괴롭힌다. 특히 전문 키커인 주장 요르고스 카라구니스(파나티나이코스)는 요주의 인물이다. 그가 날카롭게 올려주는 코너킥이나 프리킥은 일품이어서 위험 지역에서의 반칙은 태극전사들로서는 절대 금물이다. 허 감독도 선수들에게 우리 측 문전 주위에서 프리킥을 주지 않는 영리한 플레이를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 대표팀도 그리스전에서 세트피스로 골문을 두드린다는 전략이다. 오른발은 박주영(모나코), 왼발은 염기훈(수원)이 전담해 골 에어리어 주변에서 발끝을 담금질하고 있다. 롱킥은 기성용(셀틱)이 해결한다. 기성용은 또 세트피스 상황에서 동료에게 정확하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려고 노력해 왔다.
허 감독은 결전의 땅 포트엘리자베스에 도착해 첫 훈련을 진행한 10일 자체 연습경기 때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약속된 플레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상대 미드필드 진영 좌·우에서 프리킥 상황을 가정해 기성용에게 골키퍼가 달려나오기 어려운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높지 않고 정확하게 공을 차올리도록 요구했다. 실제로 기성용의 크로스가 허 감독이 지시한 지점으로 날아가자 박주영이 쇄도하며 헤딩으로 골문에 꽂아 넣었다.
■1차전 승리=16강 희망
각 조별 두 장의 16강 티켓 주인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사실상 가려진다고 보면 된다. 이는 본선 참가국이 24개에서 32개국으로 늘어난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세 차례 월드컵의 기록을 보면 맹백해진다.
1998, 2002, 2006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승리한 36개국 중 16강에 진출한 나라는 모두 31개국이다. 확률로는 86.1%에 이른다. 반면 1차전에서 승리하고도 16강에 오르지 못한 나라는 2002년의 코스타리카, 아르헨티나, 러시아와 2006년의 한국, 체코 등 5차례뿐이다. 한국은 당시 토고와 첫판에서 2-1 역전승을 거뒀지만 결국 1승 1무 1패로 조 3위에 머물렀다. 1차전에서 지고도 16강 진출권을 따낸 예는 3차례에 불과하다. 한편 이날 경기는 현지 시각으로 한낮인 오후 1시30분에 킥오프돼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 있다. 경기장인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의 강한 바람도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