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원정이 16강으로 마침표를 찍음에 따라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7년 12월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월드컵 종료와 함께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물론 허 감독이 월드컵 이후에도 계속해서 대표팀을 맡을 가능성은 있다. 허 감독은 우루과이와 16강전을 끝낸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월드컵에만 전념해왔기 때문에 거취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한국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며 여운은 남겼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새로운 인물에 대표팀을 맡겨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한다'는 게 기본 구상이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사령탑에서 내려 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차기 대표팀 사령탑 선임과 관련해 "한국에 돌아가서 기술위원회와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 감독이 대표팀을 맡지 않으면 선택할 유력한 카드는 K-리그 감독 복귀다.
현재 K-리그 팀 가운데 포항 스틸러스가 레모스 올리베이라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돼 박창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도 일리야 페트코비치 전 감독의 사임으로 사령탑이 비어 있다. 이 밖에 내년 제16구단으로 K-리그에 뛰어들 신생팀 광주시민프로축구단(가칭 광주 FC)도 초대 사령탑을 찾고 있다.
허 감독이 K-리그로 복귀한다면 이들 세 구단 가운데 포항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허 감독이 1995~1998년 3년간 포항의 사령탑을 맡은 전력이 있는 데다 포항의 모 기업인 포스코가 심각한 부진에 빠진 팀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방법으로 허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높아서다. 월드컵 관전차 남아공을 찾았던 김태만 포항 사장도 이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허 감독이 K리그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카드는 유소년 축구팀이다. 그는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기술을 다듬어야 한다"며 유소년 선수 육성 뜻을 내비쳤다. 허정무 축구교실을 통해 꿈나무들을 발굴하고 키우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축구협회는 월드컵 대표팀 해산 후 허 감독과 재계약 또는 새 사령탑 영입 등을 다음 달 중순 이전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