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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대표팀 전력분석을 하고 있는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 |
지난 13일 낮 12시 광저우 아시안게임 일본과 태국의 야구경기가 열린 아오티구장 필드 1. 아래 위로 검은 트레이닝복에 얼굴도 시커멓게 그을린 남자가 스탠드 꼭대기에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영락없이 야구 좋아하는 '동네 아저씨'같은 모습. 그런데 일본 투수가 공을 던질 때마다 부지런히 체크를 하고 있었다. 가까이가서 보니 그는 부산 야구팬들의 영웅인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었다.
최 전 감독은 한국야구 대표팀의 전력분석원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전 KIA 유남호 감독과 전 한화 유지훤 수석코치도 함께 했다. 최 전 감독의 임무는 일본과 대만의 전력을 벗기는 일. 한달 동안 일본과 대만을 오가면서 작성한 분석 노트가 벌써 200쪽에 달한다.
그는 역시 대한민국 대표 야구인이었다. 입을 열자마자 대표팀 걱정부터 했다. 그는 "류현진이가 밸런스가 안 좋다고 해서 걱정이 많다. 투구폼을 한 번 봐주려고 해도 어렵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류현진은 최 전 감독이 한화에서 지도자로 활약할 때 심혈을 기울여 가르친 제자. 그러나 최 전 감독은 AD카드가 없기 때문에 류현진과 따로 만나기가 힘들었다. 최 전 감독의 걱정이 제자에게 전달됐는지 류현진은 이날 열린 대만전에서 좋은 투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름은 거창한 전력분석원이지만 환경은 열악했다. AD카드가 없어 야구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일일이 입장권을 사야 한다. 또 관중석의 좋은 자리는 대부분 미디어나 관계자들 지정석이어서 접근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최 전 감독은 3루쪽 스탠드 꼭대기에서 일본 투수의 구질과 특성 등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는 힘든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최 전 감독은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큰 대회에서 국가를 위해 뛰는 것은 선수들에게는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내가 현역으로 뛸 때는 그런 대회가 없었던 게 아쉽다"고 말했다.
최 전 감독은 여전히 부산 야구팬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다. 그도 비슷한 생각이다. 최 전 감독은 "창원을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단이 창단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든 고향의 팬들과 좋은 인연을 맺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