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사람들은 스포츠라고 하면 멋진 근육이나 몸매를 가진 남녀 선수들이 역동적으로 뛰면서 힘과 기량을 겨루는 것을 먼저 생각한다. 또 이런 정의는 상당 부분 사실에 가깝다.
그런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이 같은 기존 관념을 깨뜨리는 종목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바둑과 체스, 중국장기 등이다. 통상 '보드게임'으로 불리는 이들 종목은 말 그대로 정적인 스포츠다. 선수들이 보드를 마주 보고 앉아서 치르는 경기다보니 축구나 야구처럼 광적인 응원은 기대할 수가 없다.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들 보드종목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칙이 적용된다. 우선 휴대전화는 일절 사용할 수가 없다. 혹시 소지를 하고 있다면 무조건 전원을 꺼야 한다. 만약 벨이 울리면 곧바로 반칙패를 당한다. 휴대전화가 진동을 하면 심판진은 첫 번째는 경고를 주지만 두 번째에는 반칙패를 선언한다.
관중들의 휴대전화가 울려도 엄격한 제재가 따른다. 지난 16일 체스경기장의 한 관중은 무심코 울린 휴대전화 벨소리 때문에 퇴장을 당하면서 벌금 2000위안을 무는 날벼락을 맞았다. 남녀 선수가 짝을 이뤄 대국을 하는 바둑 혼성복식에서 훈수를 하게 되면 즉시 반칙패감이다. 선수들끼리 적절하지 못한 대화나 오해를 살만한 행동도 제재대상이 된다. 화장실을 가느라 두 명이 동시에 자리를 비우면 훈수를 한 것으로 간주해 한 번 경고를 준 뒤 같은 일이 반복되면 반칙패가 된다.
보드게임에도 다른 종목들처럼 토핑테스트가 있다. 조직위는 대회 상위 입상자는 물론이고 무작위로 선수를 선별해 약물검사를 한다. 순간적인 힘을 쓸 필요가 없는 바둑 같은 종목에 과연 약물이 필요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선수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약을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도핑테스트와는 담을 쌓고 쌓았던 각국의 프로기사들은 이런 소식에 적지 않게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