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선수단 노장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승부의 고비 때마다 관록의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는가 하면 흔들리는 후배들을 격려해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옛말을 실감케 하고 있다.
사격에서 금빛 총성을 울리며 한국의 종합 2위 도약을 이끈 남자 명사수 김학만(34·상무)과 여자 대표팀의 김정미(35·인천 남구청)가 대표적이다. 남자소총 대표팀의 '맏형'인 김학만은 50m 소총복사 개인전에서 우승한 뒤 단체전 우승까지 이끌어 대회 2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맏언니' 김정미 역시 이윤채(28·우리은행), 권나라(23·인천 남구청)와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김학만과 김정미의 맹활약에 힘입은 한국 사격은 16일까지 역대 아시안게임 출전 사상 가장 많은 8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며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로 올라서는 데 견인차 구실을 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3개 대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한국 사이클의 간판스타 조호성(36·서울시청)도 빼놓을 수 없다. 8년 만에 아시안게임 무대에 돌아온 조호성은 남자 4㎞ 단체추발 최종 결승에서 까마득한 후배인 장선재(26·대한지적공사) 등과 팀을 이뤄 금빛 질주에 성공했다. 2002년 이후 경륜 선수로 잠시 외도를 했던 조호성은 적지 않은 나이에 출전한 아시안게임 복귀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유도 남자 대표팀의 큰 형님인 '탱크' 황희태(32·수원시청)는 100㎏급에 출전해 고별 무대에서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3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 90㎏급에서 금메달을 딴 황희태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한 체급을 올려 도전한 끝에 선수단에서조차 기대하지 않았던 금빛 소식을 전했다. 탁구 대표팀의 33세 동갑내기 오상은(한국인삼공사)과 김경아(대한항공)는 단체전에서 중국의 높은 벽에 막혔지만 에이스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구기 종목에서도 '맏형'과 '맏언니'들이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후배들을 다독이는 한편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축구 대표팀에서 와일드카드로 뽑힌 김정우(28·광주)와 박주영(25·AS모나코)은 한국의 8강 진출을 주도했다. 이들은 중국과의 16강 경기에서 한 골씩을 터뜨려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