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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경이 25일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0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100m 허들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순위를 확인하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
부산체고 출신의 이연경(29·안양시청)이 한국 육상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연경은 25일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100m 허들 결승에서 13초23에 결승선을 끊어 1위로 골인했다. 한국 여자 선수의 트랙 종목 금메달은 1986년 서울대회에서 800m, 1500m, 3000m 3관왕을 달성한 '라면 공주' 임춘애 이후 이연경이 24년 만이며 단거리에서는 처음이다.
이연경은 스타트 반응속도가 0.133초로 두 번째 였지만 초반 레이스는 좋지 않았다. 카자흐스탄의 이보닌스카야와 중국의 쑨 야위에 처졌다. 이연경은 결승선을 앞두고 치고 나갔고 무려 5명이 비슷하게 골인했다. 공식 기록이 전광판에 뜰 때까지 2~3분 동안 피를 말리는 긴장감이 흘렀다. 마침내 이연경의 금메달을 알리는 기록이 전광판에 선명하게 새겨졌다. 이연경의 공식 기록은 13초23이었고 이보닌스카야는 0.01초 뒤진 13초24였다. 5위를 차지한 일본의 테라다가 이연경에게 0.06초 처진 13초29였을 정도로 접전이었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이연경은 활짝 웃었고 관중석에 있던 후배 이승윤(동아대·400m 허들 출전)이 태극기를 건네주자 몸에 두르고 기뻐하며 트랙을 돌았다. 이연경은 "오늘 기록은 좋지 않았지만 한국 여자 단거리에서 첫 금메달을 따게 돼 한없는 영광이다"라며 행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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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주하는 이연경의 모습. 연합뉴스 |
잠시 후 벌어진 시상식. 갑자기 이연경이 굵은 눈물방울을 흘리면서 애국가를 따라 불렀다. 그동안 가졌던 마음의 부담감이 한꺼번에 풀려버린 까닭이었다. 이연경은 지난 6월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올해 아시아 랭킹 1위인 13초00으로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당연히 광저우 대회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고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연경은 다른 금메달 후보들이 컨디션 조절 실패 등으로 실망을 줬던 것과 달리 모두의 기대대로 금메달을 따냈다.
이연경은 부산체고 시절부터 한국 육상 단거리의 미래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2004년 부산국제육상대회 여자 100m 허들에서 13초47을 찍어 16년 만에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뒤 2005년에는 두 달 사이에 세 차례나 한국 기록을 새로 쓰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100m 허들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가능성을 알렸다.
비인기 종목인 육상 선수의 삶을 특유의 성실성으로 이겨내고 있는 이연경은 내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또다른 도전을 한다. 이연경을 지도하고 있는 러시아 출신 세르게이 티바소프(48) 코치는 "내년 대회에서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계속 일관된 훈련을 한다면 12초대 진입과 세계선수권 결승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건우(30·문경시청)는 이날 남자 10종 경기에서 10종목 합계 7808점을 얻어 드미트리 카르포프(카자흐스탄·8026점)에 이어 2위에 올라 은메달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