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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딴 곽민정이 시상식 후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선전을 자축하고 있다. 아스타나 로이터연합뉴스 |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은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현실적인 가능성'을 엿본 대회로 평가받을 만하다. 한국은 곽민정(수리고)이 지난 4, 5일 벌어진 여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빙상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여자피겨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19세기 후반 도입된 피겨스케이팅은 1960년대 이후 열악한 환경에서도 세계무대를 두드리며 발전을 모색했지만 1990년대 이후 오히려 암흑기를 맞았다. 일본과 중국의 실력이 급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뒤처졌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는 38년 만에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김연아(고려대)의 등장으로 그랑프리 시리즈와 세계선수권대회, 동계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를 휩쓸기 시작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실력은 여전히 국제 수준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선수단은 피겨스케이팅에서 메달을 기대하지 않았다. 곽민정도 "5위 이내가 목표"라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곽민정이 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 싱글의 김채화(간사이대)가 6위, 남자 싱글의 김민석(수리고)이 9위에 올라 목표였던 '톱10 진입'을 달성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피겨 퀸' 김연아 이외의 선수가 시니어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품게 된 현실적인 희망은 크다. 지금도 전국의 빙상장에서 땀 흘리고 있는 어린 유망주들에게 이번 메달은 김연아와 같은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넘어서고 싶은 선배 선수'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곽민정은 "지금 한국에는 좋은 주니어 선수들이 많지만 시니어는 많지 않다. 후배들이 올라올 때까지 중간에서 잘하면서 지키고 싶다"고 했다. 김연아의 화려한 성과에 비하면 작아 보이는 아시안게임 동메달의 가치가 결코 초라하지 않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