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아침 일찍 골프를 치러 가면 전반 9홀은 그린이 녹지 않아 감각적으로 그린 주변부터 굴려 쳐야 한다. 다행히 후반 9홀은 정상적으로 그린의 핀을 향해 샷을 한다. 이런 날 골프를 치면서 골프는 그냥 똑바로 보내는 기술만으로는 굿 샷을 날릴 수 있어도 좋은 스코어를 내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골프에선 감각적 능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흔히 스윙은 별로 좋지 않은데 공은 똑바로 잘 날려보내는 골퍼를 감각 있는 골퍼라고 한다. 골프는 임팩트 때 보내고자 하는 방향과 클럽 헤드를 얼마나 직각으로 잘 일치시키느냐에 따라 볼의 방향이 결정된다. 프로선수들도 스윙은 좀 독특하더라도 임팩트 때만큼은 기본에 충실하다. 이러한 동작은 부드러운 손목의 작용이며, 스윙과는 별개의 감각이 숨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거리감과 방향성을 함께 만족시켜야 하는 어프로치 샷 때는 빛을 더 발휘한다.
10.8㎝의 홀컵으로 정확히 보내기 위해서는 내리막, 오르막, 잔디결, 그린 빠르기 등 다양한 요소를 감각적으로 몸으로 받아들이고 그 표현은 손목의 동작에 의해 구현해야 한다. 그래서 쇼트게임은 멋진 샷 기술만으로는 완성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일반 샷에서 볼을 똑바로 보내기 위해서는 하체와 상체, 손, 클럽의 회전이 순차적으로 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좋은 동작에서도 볼은 좌우로 휠 수 있다. 스윙 궤도와 자세가 아니라 임팩트 때 손목의 동작 때문이다.
그럼 골프에서 볼을 휘지 않게 조절하는 감각은 구체적으로 뭘까. 그건 바로 부드러움 속에서 빠른 동작을 구현해야 하는 손목 동작이다.
좋은 궤도에 좋은 스윙으로 클럽이 볼을 향해 진입하더라도 임팩트 순간 손목의 동작이 빠르면 클럽 헤드가 닫혀 맞아 훅이 날 것이고, 늦게 손목이 작용된다면 슬라이스가 날 것이다.
임팩트에서의 손목동작을 의도적으로 조절해 볼의 구질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따라서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는 첫째 손목 동작을 부드럽게 만드는 연습이 필요하며, 둘째 몸의 회전 동작과 함께 임팩트하는 연습을 해야 하며, 셋째 부드러운 손목 스냅 동작의 속도를 다양하게 하여 거리감을 조절하는 순으로 손목 동작의 감각을 골프 연습에 적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는 골프 선수들을 영입할 때 화려한 샷 기술을 가진 선수보다 손목의 감각을 잘 발휘하는 선수들을 더 선호한다. 이러한 손목의 감각 기술은 기술적으로 몸통 회전 및 손목 코킹과 잘 결합해 파워와 정확성을 높이는 원동력을 갖추게 해줄 뿐 아니라 쇼트게임에서 진가를 발휘하게 한다. 만약 당신이 지금보다 더 좋은 스코어를 내고자 한다면 스윙에서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손목의 감각을 높이는 훈련을 한다면 어느 날 마술처럼 자신의 볼 구질이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골프 칼럼니스트·부산외국어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골프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