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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밤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자메이카 계주팀의 마지막 주자 우사인 볼트가 세계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
- '볼트에 의한 볼트를 위한 대구대회' 장식
4일 막을 내린 2011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인간 번개' 볼트에 의한, 볼트를 위한 대회였다.
대구 스타디움에는 202개국에서 온 1945명의 선수가 9일간 뛰고 달렸다. 그러나 세계의 시선은 단연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됐다.
이번 대회 최고 명장면은 폐막일 밤 9시 정각 마지막 경기로 열린 남자 400m 결승이었다.
자메이카 팀의 역주는 야생마를 연상케 했다. 매끄러운 바통 터치와 폭발적인 질주는 완벽에 가까웠다.
압권은 역시 앵커(마지막 주자)로 나선 우사인 볼트였다.
장난기를 싹 뺀 볼트는 마지막 100m를 무서운 속도로 달렸다. 볼트가 결승선을 통과할 때 2위로 달린 프랑스의 마지막 주자 지미 비코와는 거의 20m 이상 차이가 났다.
네스타 카터와 마이클 프레이터, 요한 블레이크, 그리고 볼트가 함께 힘을 합쳐 작성한 37초04는 이번 대회의 기록 갈증을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유일한 세계 기록이었다.
결승선을 통과한 볼트는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고는 바통을 높이 집어던졌다. 그러고는 대회 공식 주제가에 맞춰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경기장은 관중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대구 스타디움에는 강한 비트 음악이 흘러나왔고, 볼트는 자신의 기록을 자축하며 엉덩이를 살랑살랑 움직였다.
볼트가 특별했던 것은 승승장구, 시상대 꼭대기에 섰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 대회의 가장 충격적인 실패도 볼트의 몫이었다. 지난달 28일 볼트가 남자 100m에서 부정 출발로 어이 없는 실격을 당했을 때 대구 스타디움에는 안타까운 탄식이 흘렀다.
볼트의 실패 이후 대구 스타디움은 썰렁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그리고 3일 열렸던 200m 결승에서는 19초40이라는 역대 네 번째로 좋은 기록으로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자 관중석은 볼트를 응원하는 함성으로 가득찼다.
볼트는 화끈한 팬 서비스로도 사랑을 받았다. 볼트가 움직일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가 잇달아 터지면서 장관이 연출됐다. 경쟁자를 압도하는 실력, 익살스러운 동작과 화끈한 팬서비스까지도 최고였다
볼트는 매번 레이스에 임하기 전 침을 묻힌 손가락으로 이마를 문지르고 '번개 세리머니'를 펼치며 우승을 예고했다. 스타트 총성 후에는 몬도트랙 위에서 광속질주를 선사하며 경기장 전체를 어느 이벤트보다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폭발적인 스퍼트로 볼트가 결승선에 다가설 때마다 우레와 같은 함성이 대구스타디움을 뒤덮었다.
200m 준결승이 끝난 뒤에는 은색 스파이크를 팬들에게 뿌리면서 한국 팬들과의 색다른 소통을 즐긴 볼트였다.
대회 기간 내내 '100m 실격'과 '200m 우승' 400m 계주 신기록 수립으로 지옥과 천당을 오간 터라 그 어느 때보다 짜릿한 기분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볼트는 지난해 당한 아킬레스건과 허리 부상 탓에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전망이 밝지는 않아 보였다. 200m 정상은 지킬 것으로 관측됐으나 100m에서는 추격자들과 혼전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상을 지켜 육상의 전설로 남겠다던 볼트의 욕심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그는 대회 마지막에 가장 크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