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협상 때도 롯데 100억 제시
- 오릭스, '2년 5억 엔' 상향할 수도
- "고민 컸지만 현실 안주 싫어, 팬들의 사랑 가장 맘에 걸려"
예상 밖의 결과였다. 4년에 70억~80억 원선을 제시할 것으로 보였던 롯데 자이언츠가 총액 100억 원(보장금액 80억 원·옵션 20억 원)이라는 거액을 베팅한 것도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지만 이를 거부한 이대호(29)의 선택은 더 놀라운 결과였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롯데 잔류와 일본 진출을 두고 이대호가 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미 구단에서 역대 최고 대우(2004년 심정수·4년 60억 원) 이상을 공언한 이상 돈은 의미가 없다는 시각이었다. 돈보다는 선수로서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였다.
또 용병 신분으로 냉혹한 일본 무대에서 활동하는 것도 부담이라고 야구인들은 입을 모았다. 부인의 출산을 앞둔 상황에서 일본의 방사능 오염 등 안전 문제도 국내 잔류를 점치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안정보다는 도전을 택했다. 지난해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을 달성한 이대호로서는 국내 무대에서는 더 이룰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20일 "4년 후 34살이 되면 (해외무대에) 도전할 기회가 없으리라 생각했다. 조금 힘들더라도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힘든 길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해외 진출을 선언한 배경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그는 "고민을 많이 했다. 롯데와 계약했다면 4년 동안은 편하게 야구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4년 후에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롯데가 지난 15일 2차 협상 때 이미 100억 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작았지만 구단에서 최대한 신경을 써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금액은 4년간이다. 4년 후를 생각해야 했다"고 말했다.
일본 진출을 결심한 뒤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에 대해 그는 "팬들의 사랑이 가장 걸렸다. 또 만약 다른 곳으로 옮겼을 때 적응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아내와 아기는 아무도 아는 이가 없는 곳으로 가야 한다. 야구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것도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대호에 대한 공개적인 영입 의사를 밝혀왔던 오릭스 버펄로즈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오릭스는 이대호와 조만간 협상 테이블을 차릴 계획이다.
오릭스의 한 관계자는 "오늘(20일)부터 정식으로 이대호와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만큼 구단 관계자가 이대호의 일본 측 대리인인 미토 시게유키 변호사와 계약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릭스가 이대호에게 2년간 5억 엔을 줄 것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는 추정일 뿐이다. 협상을 시작하면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혀 금액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는 11년간 롯데 유니폼만을 입었다. 11년간 통산 타율 0.309 홈런 225개 타점 809개를 기록하며 부동의 4번 타자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을 석권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쓰며 그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상을 차지하는 등 롯데의 '핵타선'을 이끌었다.
이대호 FA 협상 일지 |
- 11월6~8일 |
KBO에 FA 자격 신청 |
- 11월9일 |
KBO, FA 권리 취득 공시 |
- 11월12일 |
롯데와 1차 협상(구체적인 의견 없음) |
- 11월15일 |
2차 협상(롯데와 이대호, 의견 교환) |
- 11월19일 |
3차 협상(롯데 100억 원 제시, 결렬) |
- 11월20일 ~12월9일 |
롯데 제외 국내 7개 구단 및 해외 구단 협상 |
- 12월10일 ~1월15일 |
롯데 포함 전 구단과 협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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