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프로야구 위상 입증 첫 사례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SK 와이번스 출신의 '잠수함 투수' 정대현(사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미국 진출을 위해 지난 18일 출국한 정대현은 21일(현지시간) 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간 320만 달러(36억8000만 원)에 입단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밝혔다. 계약금 20만 달러에 첫 시즌 연봉 140만 달러, 둘째 시즌 160만 달러다.
국내 프로야구 출신으로 일본 무대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는 정대현이 처음이다. 무엇보다도 40인 로스터 합류가 보장된 '메이저리그 계약'이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
과거 많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구단에 입단했지만 대개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스플릿 계약이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등록일수에 따라 연봉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메이저리그로 승격되면 고액 연봉이 보장되지만 마이너리그에 머무를 경우에는 10만 달러 이하의 박봉을 받는다.
정대현이 받을 첫 해 연봉 140만 달러는 일본프로야구 출신 선수들도 쉽게 받을 수 없는 금액이다. 그만큼 한국프로야구의 위상이 한 단계 올라섰음을 입증하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대현은 2001년부터 SK에서 11년간 뛰면서 계투진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팀의 세 차례 우승에 이바지했다. 통산 32승22패99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여러 차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실력을 입증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오리올스는 "아직 계약 조건을 언급할 수 없다. 계약을 공식화하기 위해서는 메디컬 체크 등 정대현 선수와 해결해야 될 일들이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구단은 정대현에 대해 "올 시즌 1점대 방어율을 기록했고, 한국 프로 통산 방어율도 1점대다. 그의 피칭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대현이 2년간 몸담을 볼티모어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해 있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총 3회에 이른다. 1966년 다저스를 누르고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1969년부터 아메리칸리그를 3연패하며 1970년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최근 월드시리즈 우승은 1983년 칼 립켄 주니어를 앞세워 이뤄냈다. 하지만 1997년 동부지구 1위를 마지막으로 디비전 시리즈에도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