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LG는 전력 누수 불가피
어느 해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18일까지 올해 FA를 선언한 17명의 선수 중 김동주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계약서에 사인을 마쳤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해외파 중에서도 박찬호만 한화와 협상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유달리 '대형 계약'과 '깜짝 이적'이 많았던 올해 FA 시장에서는 한화와 롯데가가장 짭짤한 이득을 챙겼다는 평가가 많다.
우선 한화는 LG에서 풀린 투수 송신영을 데려온 데 이어 일본 생활을 청산한 거포 김태균과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차례로 영입했다.
확실한 4번 타자 김태균으로 타선의 중심을 세우고, 송신영의 가세로 용병 데니바티스타와 함께 탄탄한 뒷문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박찬호가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 몫을 해 준다면 4강까지도 노려볼 만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
겨우내 전력을 보강하는 과정도 화끈한 '깜짝쇼'의 연속이었다.
지난달 20일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 기한이 끝나자마자 '13억원+α'의 조건을 제시해 송신영을 잡아온 한화는 김태균에게 무려 15억원이라는 거액 연봉을 안겨주면서 올해 최고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다만 박찬호와의 협상에서는 '자존심 값'으로 큰 액수를 책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잡음 없이 일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롯데도 한화 못지않게 FA를 통해 구멍 난 자리를 잘 메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빅 가이' 이대호를 일본 오릭스로 떠나보내고 베테랑 불펜투수 임경완까지 놓친 롯데는 SK의 '벌떼 불펜'을 이끌던 이승호와 정대현을 차례로 잡아오는 데 성공했다.
강력한 타선과 탄탄한 선발진을 갖추고도 뒷문이 약해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던 롯데는 계투진이 몇 배로 든든해졌다.
지난 시즌 마무리로 활약했던 김사율과 함께 이승호, 정대현이 호흡을 맞춘다면다른 구단 부럽지 않은 불펜을 자랑하게 된다.
그러나 무려 100억원을 베팅하고도 결국 이대호를 놓쳤다는 점에서 타선에서 전력 약화를 피할 수는 없을 듯하다.
홍성흔과 전준우, 손아섭, 강민호 등 여전히 강타자는 많지만 여전히 이대호 없는 롯데 타선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내년 시즌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나 롯데와 반대로 SK와 LG는 올해 FA 시장에서 손해를 본 팀으로 분류된다.
정대현과 이승호를 놓친 SK는 조인성과 임경완을 차례로 데려왔지만 팀 전력의핵심인 불펜의 약화를 상쇄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조인성의 가세로 공격력에서는 상당한 보탬이 될 전망이지만 전병두(수술), 고효준(군 입대), 이승호 등 핵심 좌투수들이 빠진 자리는 전혀 메우지 못했다.
LG도 이택근과 송신영, 조인성 등 굵직한 선수들을 한꺼번에 떠나보내 타격이 크다.
아예 외부 FA 영입에 관심을 두지 않은 LG는 보상선수로도 대부분 신인급을 선택해 장기적인 팀 재건에 방점을 찍고 겨울을 보내는 모양새다.
이 밖에도 오랜만에 거액을 풀어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이택근을 도로 데려온 넥센도 전력 상승 요인이 생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 챔피언' 삼성 역시 1년간 최대
거액을 주고 '라이언킹' 이승엽을 영입하면서 타선에 더욱 무게감을 실을 수 있게 됐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 감독을 사령탑에 앉힌 KIA가 큰 움직임 없이 자체 훈련으로 뜨거운 겨울을 보내는 가운데 이번 주 재개될 예정인 두산과 김동주의 마지막 협상이 FA 시장의 마무리를 장식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