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12 런던올림픽 한국 축구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홍명보 감독 "위협적 한방 조심"
- 상대 속공시 공간 패스도 경계

"가봉의 한 방을 조심하라."

홍명보 감독이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방심하지 말라'는 특명을 내렸다. 올림픽 예선 가봉전을 앞두고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올라간다는 점을 선수들이 너무 의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8월 2일 새벽 1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가봉을 상대로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B조 3차전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은 가봉과 비기기만 해도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8강에 진출한다.

멕시코와 스위스의 경기 결과에 따라서는 조 1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 한국이 8강에 가면 1948년 런던 대회와 2004년 아테네 대회에 이어 통산 세 번째 8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하게 된다.

홍 감독은 "저뿐 아니라 우리 선수들도 '축구의 성지' 웸블리구장에서 경기하는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여기서우리가 새 역사를 쓸 수 있다면 한국 축구에 중요한 시기와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1위 가능성에 대해 "우선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 목표"라며 "1위가 되려면 가봉을 상대로 2~3골을 넣어야 한다. 멕시코와 스위스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우리가 조 1위가 될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답했다.

태극전사들의 사기는 최고조에 달해 있다. B조 최강으로 평가받던 멕시코를 압도하며 0-0으로 비긴 데 이어 스위스까지 2-1로 일축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달 30일 새벽 스위스전에서 다친 박주영은 턱과 무릎을 두세 바늘 꿰맸지만 경기에는 지장이 없다. 얼굴을 다친 기성용도 멍이 들었지만 뼈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멕시코전에서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와일드카드' 박주영(아스날)과 '측면 날개' 김보경(카디프시티)이 골을 터뜨리며 컨디션을 회복한 것도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지만 홍명보 감독의 걱정대로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가봉이 비록 B조에서 전력이 가장 처진다는 평가를 받지만 '한 방'은 남아 있어서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가봉의 미드필더 레비 마딘다(셀타비고 B팀)와 최전방 공격수인 피에르 오바메양(생테티엔)의 콤비 플레이는 한국 포백(4-back)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딘다는 중원에서 포백과 골키퍼 사이로 넣어주는 패스가 정확해 수비수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오바메양과 호흡이 제대로 맞는다면 충분히 위협적이라는 게 이 위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 전반적으로 공세를 취할 때도 포백은 미드필더 마딘다가 볼을 잡으면 골키퍼와의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해 뒷공간으로 넘어오는 공간패스에 유의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