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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인사이드&아웃사이드] 부산의 '무개념 브라질 용병' 파그너 실종 사건

3년 장기계약 뒤 초심 잃어, 28라운드서 항명으로 징계

  • 안인석 기자
  •  |   입력 : 2012-09-27 19:43:15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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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그너
- 2군서도 경기 중 퇴근 논란
- 구단·감독, 방법 없어 골머리

부산 아이파크 안익수 감독은 요즘 통도사를 자주 찾는다. 통도사는 그가 고민거리가 있을 때마다 즐겨 찾는 곳이다. 요즘 안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 선수는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 파그너다.

그는 정규리그 막바지 스플릿 리그 상·하위그룹 결정을 앞둔 중요한 시점이었던 29라운드 이후 그라운드에서 사라졌다. 그를 보려면 2군 훈련장으로 가야 한다. 부산 팬들은 성적이 부진한 부산이 왜 많은 돈을 주고 데려온 용병을 기용하지 않는지 의아해한다.

파그너는 지난 28라운드(8월 18일) 강원전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구단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후반에 교체로 투입됐다가 다시 교체되는 과정에서 이를 거부하고 시간을 끌었고 마지못해 경기장을 나오면서 유니폼을 벗어 집어던졌다. 감독에 대한 항명이었다. 구단은 묵과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판단해 벌금 8500만 원과 함께 무기한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본인이 자숙하고 반성하면 다시 부르는 조건이었다.

이후 33라운드가 지나도록 파그너를 1군 경기에서는 볼 수 없다. 벤치멤버에조차 들지 못한다. 파그너가 1군에 올라오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그가 저지른 또 다른 돌발 행동 탓이다.

지난 18일 부산 강서구 구단 연습구장에서 R리그(2군) 부산과 포항의 경기가 있었다. 파그너는 이 경기에 전반 45분을 뛰었다. 전반전이 끝나고 교체된 그를 찾았지만 운동장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샤워를 하고 퇴근했기 때문이었다. 국내 선수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아무리 2군 경기라지만 팀이 후반전을 치르고 있는데 자신의 출전시간이 끝났다고 멋대로 사라진 것이다.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역시 안 감독이었다. 호랑이로 소문난 안 감독이지만 그동안 '파그너만 챙긴다'는 다른 국내선수들의 원성을 들으면서도 그를 감쌌다. 한국축구에 빨리 적응하라는 배려였다. 징계 결정이 내린 뒤에도 적절한 시기에 불러올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파그너의 이런 '무개념'에 안 감독은 분노했다. 그는 "통도사 솔숲길을 걸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잘못 가르쳤구나' 하는 반성도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파그너는 지난해 7월 임대형식으로 부산에 영입돼 빠른 발과 폭넓은 활동량으로 11경기에서 6골을 넣으며 팀의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구단에서도 그의 활약을 인정해 이번 시즌 3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장기계약을 한 뒤 지난해와는 딴판이 되어버렸다. 초심을 잃은 것이다.

구단도 안 감독도 뾰족한 방법이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안 감독은 "이제는 내가 불러올리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며 "이런 그를 팀동료가 어떻게 생각하겠나. 선수들이 그를 용서해줘야 징계해제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대로라면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파그너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파그너의 복귀는 결국 자신이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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