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2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과 롯데의 경기 8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롯데 박준서가 동점 투런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특유의 막강 화력을 뽐내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먼저 웃었다.

롯데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8-5로 승리했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 2010년 준플레이오프 3차전 패배 이후 두산에 준플레이오프에서 당한 3연패를 끊어내고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근래에 보기 드문 명승부였다.

초반 분위기는 롯데 쪽이었다. 롯데는 4회 무서운 응집력을 발휘하며 단숨에 3점을 뽑았다. 홍성흔의 안타와 강민호의 볼넷으로 잡은 2사 1, 3루의 찬스에서 황재균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롯데는 문규현의 중전 안타와 손아섭의 우익선상 2루타로 2점을 추가했다.

그러나 곧 위기가 찾아왔다. 롯데는 5회말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실책 타이인 3개의 실책을 범하면서 순식간에 4점을 빼앗겨 역전당했다. 롯데는 7회에도 오재원에게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더 빼앗겼다. 설상가상으로 오재원의 타구 때 중견수 전준우의 홈 송구를 캐치하던 포수 강민호가 눈 부위를 공에 맞는 부상을 당하면서 용덕한과 교체됐다.

이후 두산이 필승 계투조를 투입하면서 승부가 두산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롯데는 8회초 박종윤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대타 박준서가 홍상삼의 포크볼을 그대로 걷어 올려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동점 투런홈런을 터뜨리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생애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출전한 박준서는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서 천금 같은 동점 홈런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롯데는 9회말 1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김현수의 빨랫줄 같은 타구가 박종윤의 글러브 속으로 그대로 빨려들어가 1루 주자 오재원마저 아웃시키면서 한숨을 돌렸고, 경기는 결국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위기 뒤에 찬스가 온다는 야구계의 속설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롯데는 10회 용덕한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박준서의 보내기 번트를 투수 김승회가 놓치면서 무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고, 황재균의 1타점 2루타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1사 2, 3루 상황에서 롯데는 손아섭이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고, 이를 처리하던 두산 투수 김강률과 1루수 오재일이 충돌하면서 공을 놓쳐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순간이었다.

승기를 잡은 롯데는 10회말 마무리 정대현을 올려 경기를 매조지했다.

9일 열리는 2차전 선발투수로 롯데는 실질적 에이스인 유먼을 내보내고 두산은 노경은을 올려 맞대결을 펼친다.

잠실

▶준플레이오프 1차전(8일·잠실) 롯데 000 300 020 3   8    <연장 10회>   두산  000 040 100 0   5 ▷승= 김사율(1승) ▷세= 정대현(1세) ▷패= 김승회(1패) ▷홈= 박준서(8회2점·롯데)